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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각국 호텔들 보안 강화 잇따라
예루살렘 킹데이비드, 로봇으로 폭발물 탐지
인도 매리어트 등 X-선 탐지기로 투숙객 짐 검사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9명의 사망자를 낸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각국 주요 도시나 관광지의 호텔 보안 수준에 시선이 모아진다. 총격범 스티븐 패덕(64)이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을 범행 장소로 삼고, 컨트리뮤직 페스티벌 공연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32층 객실 안에 23정의 총기를 숨기고, 객실 밖 복도에까지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밝혀져,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의 허술한 보안이 도마 위에 올라서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잇따른 테러 위협 고조로 각국 주요 도시나 관광지 내 유명 호텔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에 무장 경비, X-선 기기 등 보안 관련 인력과 장비 배치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예루살렘 중심가 킹데이비드 호텔은 폭발물 탐지를 위해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풍선이나 로봇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 창문은 총격과 로켓 추진 소화탄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며, 호텔 내 냉방 시스템은 유독가스를 차단하도록 고안됐다.

필리핀 파사이에 있는 카지노 호텔인 리조트 월드 마닐라는 지난 6월 도박 중독자에 의한 무차별 총격과 방화로 인해 37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뒤 보안 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새로운 보안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호텔 뿐 아니라 마닐라 도심 주요 빌딩과 쇼핑몰에선 출입 시 X-선 금속탐지기, 무장 보안인력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인도에서 아코르, 하이얏트, 매리어트 등 유명 호텔 체인들은 폭발 의심물을 탐지하는데 휴대형 탐지기, X-선 스캐너를 쓰고 있다. 뉴델리공항에 있는 고급 레몬트리 호텔은 투숙객 추적용으로 안면 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8년 인도 뭄바이에선 극단주의자들이 고급호텔 2곳과 기차역, 레스토랑 등을 무장 침입해 160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 문 앞에 희생자를 애도하는 장미가 놓여있다. [사진=AP연합]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선 2009년 테러범들이 폭발물을 숨긴 채 매리어트와 리츠칼튼호텔의 경비망을 뚫고 들어가 8명을 살해했다. 매리어트 자카르타호텔에선 2003년 차량 폭탄 테러로 12명이 숨졌다.

이후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선 여러 호텔들이 X-레이로 투숙객의 짐을 살피고, 감시 카메라 설치를 늘렸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느 수준까지 보안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본 핸슨 뉴욕대 관광호텔학 교수는 AP통신에 “호텔들이 보안 카메라를 더 많이 설치하고, 수하물을 많이 들고 오는 투숙객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한 사건만으로 X-선 금속탐지기 등 거슬리는 장비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핸슨 교수는 투숙객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기기를 들이기 보단 객실 내 의심스러운 물건이나 행동이 감지됐을 때 대처 요령 등 직원 대상 훈련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덴버메트로폴리탄주립대의 보안전문가 제프리 프라이스는 “라스베이거스처럼 짐을 많이 갖고 다니는 게 이상하지 않는 곳에서 투숙객의 짐을 검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사생활 침해 문제가 걸려 있다”고 했다.

미국호텔숙박협회는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이 이번 사건 이후 치안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 로비에서 객실 열쇠를 보여달라고 하고, 일부 층에 출입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보안을 높였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과거 이처럼 잔혹한 총격 사건을 겪은 적이 없어 투자 대비 효과 등 여러 면을 감안하면 보안 능력을 크게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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