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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유치보다 뜨거운 ‘아마존 제2본사’ 모시기 전쟁
-신문에 구애 광고·대형 선인장 선물까지
-일자리 5만개 창출 등 경제적 효과 기대 때문
-“유치 성공하더라도 일부 대가 지불해야할 것”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제2사옥(HQ2) 프로젝트’ 유치를 두고 북미 주요 도시들의 경쟁이 뜨겁다. 북미 전역에서 50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입찰 제안서 마감일(10월 19일)이 다가오면서, 신문 광고부터 이색 선물까지 아마존을 사로잡기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미국 CBS와 온라인매체 쿼츠 등에 따르면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시(市)는 지난 18일 뉴욕타임스(NYT)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호명한 광고를 냈다. 시는 북미 인구 중심지 시카고로부터 30마일 거리라는 위치상 이점, 철도와 국제공항ㆍ항만,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시카고행 통근열차 노선, 비즈니스에 용이한 4개 주(州)간 고속도로 등을 언급하며 제2사옥 부지로서 적합성을 강조했다. 시 대변인 라로사 번스는 광고에 약 9500달러(약 1077만 원)를 들였다고 밝혔다.

아마존 시애틀 본사. [사진제공=AP]

다른 도시들도 지역 신문을 동원해 구애에 나섰다. 미 유력 지역신문 시카고트리뷴은 지난 21일 논평에서 “아마존은 기술인력을 많이 고용하고 안정적이며 비즈니스 친화적인 환경을 원한다”며 “시카고는 미국 최고 대학들을 토대로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 허브이기 때문에 강력한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랜도센티넬은 “아마존은 올랜도에서 숙련된 인재를 발굴 및 육성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강점을 알리고 나섰다.

필라델피아와 펜실베니아는 아마존 본사를 탐방할 직원들을 최근 시애틀에 보냈다. 아마존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이들은 밝혔다. 

심지어 애리조나주 투손시는 21피트(약 640cm)짜리 대형 선인장을 아마존에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트위터에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멋진 선물을 받을 수 없기에 데저트뮤지엄(지역 박물관)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선물을 거절하면서 투손 시는 다소 머쓱한 입장이 됐다.

지금까지 제2본사 유치에 관심을 표명한 도시들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시카고, 미네아폴리스, 댈러스-포트워스, 덴버, 피츠버그, 보스턴, 디트로이트 등이다. 아마존은 이달 초 제2사옥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고용 성장, 교육받은 노동력, 삶의 질, 교통 편이성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도시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토론토, 밴쿠버, 위니펙, 에드먼턴, 캘거리 등 캐나다 주요 도시들도 HQ2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캘거리경제개발 CEO 메리 모란은 21일 캘거리헤럴드에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이 2개 국가에서 사옥 2곳을 운영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캐나다 도시들에도 큰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나히드 넨시 캘거리 시장은 “아마존이 HQ2를 미국 외 지역에 설립하고자 한다면 캘거리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북미 도시들이 아마존 사옥 유치에 매달리는 건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최대 50억 달러(약 5조6500억 원)의 직접투자와 5만 개 이상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아울러 연간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미 언론은 내다봤다.

쿼츠는 “아마존이 좋은 고용주는 아닐지 모르나 38만2000여 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거대 기업 중 하나로, 5만 명의 고소득 일자리를 가져올 HQ2의 경제적 가치는 모험을 감수할 만 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만 “아마존은 유치 도시에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등 ‘특별 인센티브 입법’을 요구할 수도 있다. HQ2를 유치한 도시가 많은 일자리는 보장받겠지만, 보조금 형태로 일부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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