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만에 2.5배 급증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자동차담보 대출이 급증했다. 4대 시중은행의 자동차 대출 잔액이 지난달말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1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자동차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15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자동차 대출 잔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 은행의 자동차 대출 잔액은 2015년 말만 해도 8000억원 남짓이지만 1년 8개월 만에 2.5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은행권 자동차 대출은 2010년 신한은행이 ‘신한 마이카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독식해왔다. 2015년 말만 해도 4대 은행의 자동차 대출 잔액에서 신한은행은 88.7%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른 은행들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뜨거워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전용 ‘KB 모바일 매직카 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6월 120%까지 최대 1억5000만원을 빌려주는 ‘1Q오토신용대출’ 상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우리 카 행복대출’과 ‘위비 모바일 오토론’의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늘리고 차량 가격의 110%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4대 은행의 자동차 대출에서 신한은행의 점유율은 78.4%까지 떨어졌다.
자동차는 부동산에 비해 담보물 리스크가 크다보니 주로 캐피탈 회사 등 2금융권에서 취급해왔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담보물 위험이 줄고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신차 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은행까지 들어오자 캐피탈사와 카드사들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금리 면에서 은행을 이길 수 없고 비대면 대출 등 편리성에서도 캐피탈사 못지 않아지면서다. 이 때문에 캐피탈사는 중고차 가격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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