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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절기 패션 ①] 찬바람에 ‘남다른 존재감’ 카디건…시작은 전쟁이었다
앞 트여 입고 벗기 편한 ‘카디건’
크림전쟁 때 치료위해 풀오버 변형
보온성ㆍ편안함으로 꾸준한 인기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아직 8월인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이 ‘훅’ 들어왔다. 낮 동안은 알곡을 살찌우려는 듯 뜨거운 햇볕이 내리쬔다. 하루의 기온 차가 커지면서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패션 처방이 필요한 때다.

환절기에 빛을 발하는 패션아이템 중 카디건(cardigan)이 단연 으뜸이다. 따스함과 여유로운 멋을 살리고 보온성도 유지할 수 있는 카디건은 앞이 트인 스웨터를 단추로 채우는 옷을 통틀어 말한다. 얼마전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가 입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옷이기도 하다.

[드라마 ‘도깨비’ 속 카디건 패션. 사진=tvN 캡처]

카디건의 최초 디자인을 구상한 것이 누구냐는 것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크림전쟁(1853~1856년)에 참전한 군인 귀족인 카디건 가문의 7대 백작 제임스 토머스 브룬델 장군이 부상을 당한 병사들의 치료를 쉽게 하기 위해 만든 환자복이라는 것이다. 당시 보온용으로 입었던 풀오버 형태의 옷이 머리로만 입어야 해서 불편하자 앞자락을 트고 단추를 달아 장착하기 쉽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인데, 가문의 이름을 따서 ’카디건‘으로 불리게 됐다는 얘기다. 

[사진=123rf]

둘째는 카디건 장군이 전쟁 중 즐겨입던 털이 달린 니트베스트 형태의 옷을 전쟁 이후에도 자주 입었는데, 10년 후쯤 영국 남성 사이에서 유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카디건 장군이 병사들을 위해 옷을 구상했을 정도로 정의로운 장군이 아니었다는 기록이 뒷받침이 된다.

또 다른 설은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어부들이 변덕스러운 바닷날씨에 대비해 입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부들이 입은 옷은 카디건과 비슷한 형태의 옷일 뿐 지금의 모양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카디건을 누가 처음 입었든 시대를 아우르며 멋스러움과 보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일리웨어로 자리잡은 것만은 확실하다.

카디건은 또한 1930년대에 골프웨어로 큰 인기를 얻으며 프랭크 시내트라가 즐겨 입었던 옷으로도 유명하며, 트위드 짜임의 ‘샤넬룩’은 카디건이 실용성뿐 아니라 클래식함과 고급스러움, 여성스러움을 대표할 수 있는 스타일로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또 프레피룩(preppy look)의 대표주자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패션아이템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카디건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올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휘게’(Hygge)와 관련이 깊다.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어에서 유래한 휘게는 ‘소박하고 따뜻하고 편안한’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카디건의 물성과도 잘 맞는다.

또한 그동안 캐주얼 또는 나이 드신 분들의 보온용으로만 여겨왔던 카디건이 디자인과 소재의 진화를 거듭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머스트해브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직장인들에게는 코트나 재킷 속에 입거나 재킷 대신 입으면 일부러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소프트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어 세미정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사진=123rf]

때론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어깨에 툭 걸쳐 시크하면서도 ‘여유 있어 보이는’ 스타일을 연출하거나 스카프처럼 두르면 남다른 패션감각을 뽐낼 수 있는 카디건은 트랜스포머 패션템이기도 하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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