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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사 상반기 결산]퇴진 대우 박창민ㆍ대림 김한기…빛바랜 성적표
‘빅배스’ 대우건설 주가 40%↑
최순실 게이트 여파 경영공백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박창민 대우건설 사장과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이 최근 잇따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들 회사의 성적표는 빛이 바랬다. 지난해부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데다 잔여 임기가 많이 남은 상황에서의 퇴진이어서 업계의 의아함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14일 돌연 사퇴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해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 특검 조사 과정에서 최순실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에게 대우건설 사장을 추천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정치권과 노동조합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들을 직접 만나 회유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선임절차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각에서 대우건설의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인해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자진 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본다”며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송문선 수석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 기용됐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의 성적표는 양호했다. 지난해 빅배스(Big Bathㆍ회계상 대규모 부실 털어내기) 이후 해외 부문 원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회계이슈를 마무리했다. 올 상반기 478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대우건설의 가치 산정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매각 공고는 다음달 말 예정돼 있다.

최근 사표를 내고 고문으로 물러난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의 퇴진 이유에도 물음표가 남는다. 대림산업 CEO와 주택협회장을 맡은지 1년 6개월도 안 된 시기의 사퇴인 데다 뚜렷한 이유가 없어서다. 일각에서는 오너 체제하에서 전문 경영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 사장의 퇴진은 주택협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주택협회 정관에는 CEO에서 물러나도 본인 의사에 따라 임기를 채울 수 있다고 정하고 있지만, 김 사장이 대외활동을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협회가 이르면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김한기 상임고문에 대해 협회장직 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업의 위축이 예상돼 뒤를 이을 건설사 수장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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