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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아이 계란만 찾는데…” 유아간식 속앓는 맘
‘살충제 검출란 먹게될까’ 걱정
유치원·어린이집 등 확인전화
떡, 과일 등 대체하는 곳 많아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달걀이 전국 곳곳에서 추가로 발견되면서 육아맘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17일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 어린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혹시나 살충제에 노출된 계란으로 만들어진 급식이나 간식을 아이들이 먹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대형마트에서 달걀 판매를 재개했지만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곳 역시 늘어나는 상황인데다, 성인에 비해 아이들이 유해물질에 더 민감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헤럴드경제DB]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가정형 사설 어린이집에 네 살배기 딸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 이모(41ㆍ여) 씨는 “평소 편식이 심한 딸이 어린이집 급식도 달걀말이나 달걀찜 등의 달걀요리만을 즐겨먹는다”며 “어린이집을 믿지만 혹시나 체크하지 못한 살충제 성분 검출란이 요리에 활용되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가정형 사설 어린이집에 세 살배기 아들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 이모(34ㆍ여) 씨는 “회사에서 잠깐 쉬는 시간이 생겼을 때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전화해 달걀 요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어린이집 교사의 설명이 (나 말고) 다른 어머니들의 전화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16일부터 달걀요리를 급식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수의 유치원 및 어린이집들 역시 ‘살충제 달걀’ 파문이 일어난 이후 학부모들로부터 달걀 요리를 빼달라는 전화를 수도 없이 받고 있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A 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달걀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계속해서 받고 있다”며 “관할 지자체 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도 당분간 달걀을 급식에서 제외하라는 공지가 나온 만큼 다른 어린이집 원장들도 단백질 공급원을 달걀대신 콩이나 두부, 고기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살충제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명한 달걀을 활용하고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들도 학부모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달걀 자체를 급식 재료로 활용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가정형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B 원장은 “현재 급식관리지원센터를 통해 공급받고 있는 달걀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판명났지만, 학부모들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다른 식재료로 대체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식재료였던 달걀 대신 육류나 두부 등을 활용하는 것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경제적으로 손해를 입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건강이 우선 아니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침을 내리는 대신 각 시설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라고 해 혼란을 겪고 있는 곳도 있었다.

서울의 한 사립어린이집 C 원장은 “구청이나 정부 기관 등에서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지침을 내려주면 좋겠다”며 “개별 기관들이 밀려드는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급식도 문제지만 사실 학부모들과 어린이집ㆍ유치원 등의 더 큰 고민은 아이들에게 제공되던 간식이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하던 아이스크림과 과자, 빵 제품 등에 모두 달걀이 활용되는 만큼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음식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벌써부터 ‘달걀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 등에 대한 정보를 분주하게 교환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울 한 사립유치원 D 원장은 “16일도 간식으로 들어온 빵을 반품하고 떡으로 대체했다”며 “당분간 간식을 떡이나 과일 등 달걀이 사용되지 않은 식품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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