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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전 한성백제 미스테리, 그 먼 완주토성-풍납토성 빼닮았다
식민ㆍ사대사학자 등 부정했던 한성백제
‘완주(전주) 거대 제국 도읍설’ 수면 위로
거리 먼 두 토성 축조기법,출토유물 흡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은 재단법인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하고 있는 전북 완주 봉동읍 배매산(해발 123m)의 배매산성이 초기백제 즉 한성백제 시대의 토성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고구려 시조 주몽의 두 아들 비류와 온조가 기원전에 수립해 충남 공주로 천도하기까지 500년 가량 존재했던 한성백제는 식민사관 계열 사학자 상당수가 ‘절대왕권의 갖춘 나라’라는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기록 조차 부정하고 외면하면서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완주에서 한성백제 토성이 발견됨에 따라 지금으로부터 1600~2100년전 한반도의 동부와 그 이상을 관할하는 고대국가가 건재했음을 시사한다.

위례성이나 공주, 부여 보다 큰 고대국가 도읍지 흔적이 전주-완주 일대 곳곳에 존재하는 점, 중국 동부 연안의 백제흔적 등 때문에 재야 사학 연구자들 사이에 거론되는 ‘한반도 서부와 중국 동부 연안을 아우르는 거대 제국의 한성-완주 2~3개 도읍지설(說)’에 대한 관심도 새로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완주와 전주는 현대 행정구역상 구획만 다를 뿐, 수원과 화성, 경주와 월성 관계처럼 동의어나 다름없다.

문화재청은 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지역 평탄지 일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토사(土沙, 흙과 모래)와 쇄석(碎石, 부순 돌) 등을 이용한 삭토기법으로 성벽이 조성됐고, ▶성벽의 가장 아래층에는 성벽을 따라 열을 지어 목주공(木柱孔, 나무기둥구멍)이 나열되어 있으며, ▶성 안에 있는 평탄지에서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 석축열, 건물지와 배연(排煙, 연기를 뽑아 냄) 시설 등을 갖고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삭토(削土)기법은 성곽이 축조될 기반층을 깎아내고 그 위에 다시 흙을 쌓아 성곽을 축조하는 기술이다.

유물로는 백제 한성도읍기 말기에 사용된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삼족토기, 계란모양의 장란형(長卵形) 토기 등 각종 토기류와 성을 쌓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부(鐵斧, 쇠도끼)가 나왔다.

이는 기존의 한성백제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의 조합양상과 거의 일치한다.

특히, 굽다리접시와 장란형토기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한성백제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성벽의 축성방법도 한성백제 시대에 쌓은 화성 길성리토성과 유사하다.

이로써, 완주 배매산성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호남 지역의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의 축조기법과 축성방법의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한성도읍기 백제의 영향력이 호남으로 확장되었던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완주 배매산성의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8일 오후 2시에 발굴현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고금님 전라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실장은 “배매산성의 축성 방법은 한성백제의 토성인 화성 길성리 토성과 비슷하다”며 “유물과 축조방식을 봤을 때 배매산성은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호남 지역 최초의 한성백제 토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운 역사책과는 앞뒤가 안 맞거나, 배운 역사책에서 누락된, 새로운 고고학적 팩트가 발견될 때 마다, 식민사관, 사대주의 사학자의 역사왜곡, ‘역사 기술의 정치화’가 얼마나 심각한 일인 지 되돌아 보게 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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