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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스카라무치, 열흘만에 전격 경질…켈리에 '백지' 깔아준 트럼프
-“트럼프, 스카라무치의 발언 부적절하다 느껴”
-美 언론 “켈리의 웨스트윙 통제권 위한 움직임”
-WSJ “트럼프 행정부 기능장애가 세계 난제 악화”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백악관이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공보국장을 해임하면서, 그의 떠들썩한 백악관 생활이 열흘 만에 막을 내렸다. 그의 거침없는 ‘입’에 불안감을 느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다. 존 켈리 백악관 신임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백악관 재정비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스카라무치 국장이 공보국장직에서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스카라무치 국장은 켈리 신임 비서실장에게 백지상태(clean slate)에서 자신의 팀을 꾸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AP연합]

하지만 사실상 경질이라는 관측이다. 백악관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에 대한 스카라무치의 발언이 그 직위에서 부적절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러시아ㆍ중국과 관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와중에 행정부 내 권력투쟁 조짐이 보이자 일찌감치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켈리 비서실장이 임명되자마자 경질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의 의중도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주말 켈리 비서실장은 동료들에게 “스카라무치의 인터뷰에 경악했다”며, “대통령에게 혐오스럽고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켈리가 웨스트윙에 대한 통제권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스카라무치가 그동안 켈리 비서실장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한다고 떠벌렸지만, 최근 백악관 참모회의에서 켈리는 자신이 참모진 책임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샌더스 대변인은 “켈리가 백악관을 통솔할 완전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모든 직원들이 그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트러블 메이커’로 부상했다. 공보국장에 임명된 직후인 21일, 트위터를 통해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공개 비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신의 재산 관련 정보 유출자를 프리버스 실장으로 지목하면서, “망할 편집성 조현병 환자”라는 등 원색적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정보 유출을 확실하게 막지 못하는 직원은 모두 해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WP는 스카라무치의 열흘을 두고 “백악관 동료들과 불화를 빚으며 혼돈으로 점철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 일간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혼선으로 세계의 각종 난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는 북한 도발과 중-러와 마찰 등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 문제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의 기능장애(dysfunction)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글로벌 난제들이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해임되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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