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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오면 ‘파전ㆍ막걸리’ 왜?

  • 기사입력 2017-07-28 21:54 |이운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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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후드득 후드득….

점심 식사 후 빗소리를 길동무 삼아 후암동 남산 길 주변 산책을 나섰다. 골목길 어디 쯤 돌았을까…갑자기 콧속으로 밀려들어오는 달큰한 멸치육수 향내가 침샘을 자극한다(밥 먹은 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이러는 걸까 내 위통은 염치도 없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런 멸치국수라면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말에 같이 산책을 나선 선배도 공감을 표했다. 김치나 부추 부침개였다면 그 반응은 어떠했을까 잠깐의 상상이 또 침샘을 자극한다.

그러고 보니 비가 오는 날이면 주당(酒黨)멤버들 대화 첫 마디는 ‘파전에 막걸리 한잔’이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삼겹살도 치맥도 족발도 아닌 왜 그 많은 음식들 중 하필 파전에 막걸리일까.


한방이나 영양학자들은 이에 대해 습기가 많은 장마철이 되면 짜증이 많이 나면서 동시에 체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 이때 체내 혈당치를 바로 높여주는 식재료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분이 가득 든 밀가루 요리다. 원재료 밀에 들어있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B1·B2 성분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일시적으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지금은 흔하디 흔한 게 밀가루였지만 유엔의 원조품으로 밀가루를 받기 전까지 일반 가정에서 밀가루 음식을 맛보기란 쉽지 않았다. 일단 도정을 위한 정미소가 일제강점기 이전 한국엔 없었다. 국내 최초의 정미소는 조선 쌀 수탈에 열을 올리던 일제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쌀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1889년 인천 수출항에 인천정미소를 건립한 게 시초이다.

그 이전까지 잔칫상이나 여름철 특식으로 부자 집 상(床)에나 오르던 밀가루 음식은 유엔의 6·25전쟁 원조 품목에 섞여 서민들의 주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때 들어온 밀가루는 전란으로 인한 배고픔을 해결해 주었고, 1970년대엔 혼·분식 장려운동을 타고 칼국수, 수제비, 빵 등의 다양한 조리법으로 쌀 생산의 부족분을 메워주는 훌륭한 식량 대체제제 역할을 해냈다.

파전이나 부추전 등이 칼국수나 수제비와 다른점은 반죽과 면발을 빼는 작업과 국물을 내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없다. 거기에 기본 재료인 파나 부추만 있으면 요리솜씨가 없다 하더라도 누구나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콩기름과 함께 붙여내는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젓가락을 한번 들었다 하면 쉽게 놓을 수 없는 간식용 요깃거리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유행가 가사처럼 비가오면 생각나는 파전은 그 이유에 대해 어떤 이는 기름에 부칠 때 나는 소리와 빗소리의 진폭·주파수가 비슷해서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또한 소리뿐 아니라 비가 오고나면 높은 습도로 인해 분자의 이동 속도가 느려져 평소보다 부침개 냄새가 유난히 짙고 고소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또한 불교에서 섭취를 금하는 오신채(다섯 가지 매운 채소)중 하나로 불리는 파와 부추는 따뜻한 성질로 인해 비가 온 이후의 오한이나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오징어 등 각종 해산물 등을 곁들여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을 보충해 식욕을 돋우는 것도 기분전환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늘 가는 데 실 간다고 파전하면 막걸리라는 말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찬 성질을 지닌 밀가루는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반면 과식을 했을 경우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를 보완해 주는 음식중 하나가 바로 막걸리이다. 누룩으로 발효시켜 만든 막걸리는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풍부해 소화기능을 보완해 준다.

우리 할머니 세대에선 어린시절 쌀과 누룩으로 막걸리 빚는 일은 일상 중 하나였다. 그래서 집집마다 다른 방식으로 빚은 수제 막걸리는 그 맛도 다양했다. 다양한 손재주로 빚어 내던 막걸리 익어가는 마을, 그 마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입안엔 다시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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