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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르르 무너진 트럼프케어…취임 6개월 트럼프, 정치적 위기
-“트럼프 대통령직이 재앙의 끝에 서있다”
-트럼프 발끈 “오바마케어 폐기부터 하자”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6개월간 ‘1호 법안’으로 강조해온 새로운 건강보험법 ‘트럼프케어(AHCA)’가 당내 반대에 부딪혀 또다시 좌초했다. 지난 3월 의회 표결 직전 법안 폐기에 이어 2번째 실패다.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국정 어젠다(의제)가 좌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전날 밤 긴급 성명을 내고 현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법안 트럼프케어의 추진 중단을 선언했다. 

의회 상원 의원 100명 가운데 민주당 전원(48명)의 반대표 행사가 확실한 가운데 공화당(52명) 내 반대표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당초 2명(랜드 폴, 수전 콜린스)이었던 반대표는 이날 2명(마이크 리, 제리 모런)이 추가되면서 사실상 법안의 운명은 결정됐다. 

미치 맥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맥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당 소속 의원이 4명으로 늘어나자 전날 밤 긴급 성명을 내고 “실패한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이를 즉시 대체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분명하다”며 트럼프케어 처리 불발을 선언했다. 맥코널 대표는 오바마케어 우선 폐기 법안을 조만간 표결에 부치겠다고 천명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그동안 법안에 수정을 가하고 표결 일정을 연기하며 트럼프케어에 매진했던 미치 맥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실패한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이를 즉시 대체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며 사실상 법안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으로 ‘선(先) 오바마케어 폐기’를 앞세웠다. 그는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반대했던 오바마케어 우선 폐기 법안을 조만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케어의 좌초에 미 월가(街)도 실망감을 보였다. 세법 개정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트럼프케어는 트럼프 경제 정책의 핵심 과제였기 때문이다. 월가는 이번 트럼프케어의 좌초가 향후 세제개혁, 규제완화 등 트럼프 경제 정책 붕괴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는 단순히 트럼프케어 실패가 아닌 이후 추진될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미 달러 가치가 추락하고 달러 대비 유로화와 엔화 가치가 솟구치는 등 트럼프케어 무산 후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경제적 여파와는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법안 처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의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전제로 한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치력의 지표로도 읽힌다. CNN은 “트럼프의 대통령직이 재앙의 끝에 위태롭게 서있다”며 “이번 법안 추진 실패로 정치적으로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공화당의 정치력 한계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 선임연구원은 “공화당이 선거운동과 실제 통치 간 격차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대안으론 ‘선(先) 오바마케어 폐기, 후(後) 트럼프케어 입법’을 내세웠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망했다. 매우 실망했다. 그러나 죽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년 동안 나는 의회로부터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하라’는 크고 강력한 얘기를 들어왔다”며 “그럴 기회가 왔는데 의회는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바마케어는 완전히 재앙이다. 바꿔야 한다”며 “오바마케어가 붕괴하도록 내버려 두자. 그게 훨씬 쉽다. 우리는 아마도 그냥 오바마케어가 저절로 붕괴하도록 하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오바마케어가 붕괴하면 그땐 민주당이 우리를 찾아와 어떻게 고치고, 또 어떻게 새로운 계획을 마련할지에 대해 먼저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에도 “내가 그동안 항상 말해왔듯이 오바마케어를 그냥 붕괴하게 만든 뒤 그때 다시 모여 훌륭한 건강보험계획을 만들자. 계속 주목해라!”라고 덧붙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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