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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 삼킨 22년만의 물폭탄…곳곳 산사태ㆍ침수 등 ‘망연자실’
-안전처 “사망 3명, 실종 3명…이재민 517명”
-주택 686동ㆍ농지 4962㏊ 침수…990가구 정전
-도로ㆍ철도 통제…1개교 휴업, 2개교 단축수업

[헤럴드경제=한지숙ㆍ신동윤 기자]충북 청주에 시간당 최고 91.8㎜의 ‘물폭탄’이 쏟아져 주요 하천들이 범람 위기에 처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물에 갇힌 야영객 구조요청이 쇄도했다. 청주에서 산사태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경북 상주와 충북 보은 든 전국적으로 4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주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집, 도로,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속출했다. 이 지역을 지나는 철도 운행도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청주는 16일 오전 0시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290.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5년 8월 25일 하루 이 지역에 293㎜가 내린 이후 22년만에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것이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16일 오전 청주시 일대가 물에 잠겨있다. 청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청주에는 시간당 9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관측 이래 7월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최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7일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비로 전국에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으며 517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16일 오전 9시께 청주시 상단구 낭성면 이목리에서 배모(80ㆍ여) 씨, 오후 3시 12분께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에서 이모(59) 씨가 모두 산사태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인근 충북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선 논을 살피던 김모(78) 씨가 발을 헛디뎌 인근 하천으로 떨어져 실종되기도 했다.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에서도 70대, 80대 남성 2명이 급류에 휩쓸려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북 상주시 화서면 청계사 계곡에서 야영하던 60대 남성은 계곡 물에 휩쓸려 실종되기도 했다.

청주 시내를 흐르는 하천들이 한 때 범람하며 주택가가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16일 오전 청주의 한 도심에서 119구조대가 긴급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청주 도심을 관동하는 무심천은 한때 위험 수위(4.3m)에 육박하는 4.2m(청남교)까지 물이 불어났으며, 청주시 우암동 일부 저지대 주택가에서는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올라 일부 주민들이 방바닥에 차오르는 물을 세숫대야로 퍼내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청주 흥덕구 석남천과 가경천이 한때 범람하며 복대동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차량 50여대가 물에 잠겼다. 비하동에서는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건물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기도 했다.

청주 다음으로 많은 비가 내린 인근 증평군에서도 보강천 수위가 불어나 주차장에 세워진 굴착기, 화물차 등 차량 57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또 증평읍 덕상리에선 지방 하천 삼기천의 둑 50m가 유실돼 일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고, 268가구 주민 416명이 고지대와 인근 학교로 대피하기도 했다.

비 피해로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은 충북에만 315명 등 전국적으로 248가구, 517명에 이르렀다.

시골의 주택, 농경지를 위주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청주에선 주택 2동이 파손됐고, 충북에서 주택 451동이 물에 잠기는 등 전국에서 686동이 침수 피해를 봤다. 수마는 농경지 4962㏊, 비닐하우스 77동을 집어삼켰다. 공장 16동, 차량 52대가 물에 잠겨 못쓰게 됐다. 청주에서 753가구에서 전기가 나가는 등 99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충북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철도 곳곳이 통제됐다. 괴산 지방도 515호 100m 구간이 유실돼 전날 오후 7시50분부터 오전 6시 현재 통제 중이다. 청주 전화울교 일부 구간의 상판이 침하돼 응급복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천안천 제방 등 제방 38곳이 유실돼, 3곳이 복구를 마쳤고 34곳이 복구 중이다.

16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에서 119구조대가 불어난 하천에 고립된 저지대 지역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밖에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 증평 하상도로, 청주 전하울교, 진천 국도 34호선 화산교차로 진천방향, 천안 청수 지하차도, 청주 지방도 512호선 목련공원 입구, 괴산 지방도 515호선 등 충북 지역 일부 도로에서 여전히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충북선 열차도 선로 침수와 토사 유출로 인해 16일 오전 11시 양방향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가 제천역에서 이날 오후 3시15분 출발하는 대전행 열차를 시작으로 운행을 재개했다.

청주에선 침수된 학교 1개교가 17일 휴업이며, 2개교는 오전에만 수업하기로 했다.

안전처는 청주시에 양수기 28대를 긴급 투입하고, 이재민에 구호물자 312세트를 보내는 등 피해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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