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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사태·정전·침수·낙뢰…‘물폭탄’ 에 공포마저 잠겼다
서울지역 소방 출동 하루 306건
지하철 충무로역 대합실 물바다
안성·오산도로 토사로 교통통제
북한산 60대등반객 낙뢰에 숨져


‘공포의 물폭탄’이었다. 기록적인 폭우에 지난 10일 밤 서울시 곳곳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한밤중 도심 한복판에서는 산사태 주의보까지 발령돼 시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11일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집중호우로 인한 소방출동은 총 306건에 달했다. 이 중 198건은 배수 지원이었지만, 폭우에 건물 붕괴가 우려되는 등 안전조치가 필요했던 경우도 106건에 달했고, 서울 시내에서 사람이 고립돼 구조에 나선 건수도 2건에 달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호우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1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비상근무는 이날 오후 11시께 해제됐지만, 서울시 곳곳에서는 침수 피해 등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동안 한강 일대 강수량은 169㎜를 기록했다. 한강물이 갑작스레 불어나면서 이날 오후 9시 20분부터 경찰은 잠수교의 보행자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다음날인 11일 오전 2시부터는 한강 수위가 6.2m를 넘어서면서 차량도 통제됐다. 평상시 한강의 수위(3m)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지난 10일 오후 10시께는 서울 성동구 지역에 산사태 주의보도 발령됐다. 산사태 주의보 안내문자가 발송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지난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사고가 혹시 재발하지는 않을까 걱정에 밤을 지새워야 했다. 이날 내려진 주의보는 1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는 폭우에 전기 설비가 고장 나면서 3시간여 동안 정전을 겪어야 했다.

지하철도 침수 피해로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 10일 서울지하철 3ㆍ4호선 충무로역은 대합실 일부가 발목 높이까지 침수되면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1호선 금천구청역은 같은 날 오후 8시20분께 침수로 전동차 운행이 13분 동안 지연되기도 했다. 전동차는 10여분 만에 운행을 재개했지만, 한동안 시속 15㎞ 수준으로 서행을 해야만 했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안성과 오산 등 도로 곳곳은 빗물에 흘러내린 토사로 교통이 통제됐고, 수원에서는 주택이 침수되기도 했다. 세종시에서는 갑작스런 폭우에 교량 교각이 내려앉아 차량 통행이 통제됐고,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120곳의 출입이 금지됐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9일 오후에는 경기 고양시 북한산 인수봉 정상 인근에서 60대 여성이 암벽등반 후 바위에 앉아 쉬는 도중 낙뢰를 맞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여주시에서는 영동고속도로를 주행하던 노선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했다.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심모(31) 씨가 숨지고 동승자 1명이 크게 다쳤다. 강원 춘천에서는 급류에 휩쓸려 2㎞ 가까이 떠내려간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된 끝에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전날 밤까지 물폭탄을 쏟아낸 장마전선은 11일 남하를 시작해 오는 12일에는 제주도 남쪽 해상에 머물 전망이다. 장마전선은 오는 15일에 다시 북상을 시작해 비를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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