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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실패는 내 잘못”…보수당에 고개 숙인 메이
-“나는 우리를 엉망으로 빠져들게 한 사람이고, 여기서 빠져나가게 할 사람”
-“브렉시트 폭넓은 공감대 원해”
-새 의회 개원·브렉시트 협상 연기 우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상실한 이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조기총선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고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험로가 예상된다.

메이 총리는 12일 저녁 보수당 원내그룹인 ‘1922 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 “나는 우리를 이런 엉망인 상태로 빠져들게 한 사람이고 우리를 여기서 빠져나가게 할 사람(I got us into this mess and I’m going to get us out of it)”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사진=EPA연합]

그는 “조기총선 실패는 내 잘못이고 내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원하는 한 나는 총리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더 폭넓은 공감대를 원한다고 밝혔다.

친(親) EU 성향으로 장관을 지낸 한 의원은 로이터통신에 “총리가 공감대 형성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브렉시트와 관련한 다른 시각들을 인정하고, 당뿐만 아니라 의회와 국가의 의견들을 반영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요구들을 받았고 동의했다. 브렉시트에 관한 당내 모든 의견을 듣고 폭넓은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 진로를 수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메이 총리의 이날 발언은 정부 구성 협상이 계속되면서 오는 19일 예정된 ‘여왕 연설’이 며칠 뒤로 연기됐다는 보도 후에 나왔다.

여왕 연설은 조기총선으로 새로 구성된 의회의 개원을 뜻한다. 새 정부가 올해 추진할 입법 계획들을 작성해 여왕에게 전달하면 여왕이 이를 의회에서 읽는 것으로 새 의회 회기가 시작된다.

영국 측 협상대표인 데이비스 데이비스 브렉시트장관은 이날 ITV에 출연, 새 의회 개원이 늦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19일 예정된 브렉시트 협상 시작 날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데미언 그린 국무조정실장 역시 19일 여왕 연설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확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회 개원이 지연되지 않으려면 메이 총리는 소수정부 출범을 위해 민주연합당(DUP)과 벌이는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잃은 보수당은 민주연합당(10석)과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약 협상에 착수했다.

민주연합당이 총리 불신임안이 상정될 경우 반대표를 던지는 대신 보수당으로부터 얻을 모종의 것들을 협상한다.

메이 총리는 “민주연합당이 정부의 의제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에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연합주의자 정당 중 하나로, 영국 중앙정부에 중립 의무를 부여한 북아일랜드평화협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민주연합당은 브렉시트 자체는 지지하지만 ‘열린 국경’이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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