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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 단교는 러시아 해커 때문?
-카타르 국영통신 해킹, 가짜 뉴스 전파 의혹
-트럼프, ‘카타르 단교’ 지지…“급진주의 자금지원 없을 것”
-美 국방부는 카타르 긍정 평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 수사당국은 이번 사태의 배후에 러시아 해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타르 단교와 관련해 자신이 배후에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하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CNN은 6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미 수사당국은 러시아 해커들이 카타르 국영통신을 해킹해 가짜 뉴스를 심은 것이 카타르 단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단교 사태 중재를 위해 살만 사우디 국왕(오른쪽)과 회담하는 쿠웨이트 군주 셰이크 사바. [사진=AFP연합]

카타르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카타르 정부의 해킹 조사를 돕도록 카타르에 조사단을 파견했다.

미 보안당국이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 해커들은 2주 전 카타르 국영통신 QNA의 카타르 국왕 연설기사 보도의 배후에 작용했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해당 보도는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밈 카타르 국왕이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란을 강대국으로 인정한다. 이란에 대한 적대 정책을 정당화할 구실이 없다”며 미국과 중동 주변국의 이란 적대 정책을 비판한 내용이다.

보도 직후 파문이 일자 카타르는 이를 ‘가짜 뉴스’라며 즉각 삭제 조치했다.

그러나 사우디 등 주변국들은 카타르 측 해명을 인정하지 않고 카타르 언론사 사이트들을 차단하는 등 강경 대응하며 갈등이 증폭됐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목표는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에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동 방문 때 내가 ‘급진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금 지원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당시) 정상들이 모두 카타르를 지목했다. 봐라!”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살만 국왕과 50개국의 지도자를 만난 사우디 방문이 이미 성과를 내는 것을 보니 기쁘다. 그들은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지원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모든 것이 카타르를 지목했다. 이것(카타르 단교)은 아마도 테러 공포를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중동 방문 때 테러 단체를 비롯한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역설한 결과 중동 국가들이 ‘테러리즘 후원’ 의혹을 받는 카타르와 단교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카타르 단교 공개 지지는 미국과 카타르와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현재 카타르 수도 도하 인근에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두고 있다. 이곳에는 약 1만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은 오랫동안 카타르의 이슬람 단체 자금 지원에 대해 우려해왔지만, 과거에 그러한 반대는 주로 은밀하게 전해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카타르 공개 비난은 이러한 전통에서 확실히 벗어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특히 공화당 전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는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를 이라크 침공 작전의 중심지로 삼았다”며 “미 국방부 내에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카타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보였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는 카타르를 우리의 매우 중요한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둔 호스트 국가로 여기고 있다”면서 “카타르가 역내 안보에 지속해서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카타르에서의 우리 작전이나 영공 비행 허가를 받는 데 있어 영향이 없다”며 “앞으로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공식 입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온도차를 나타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카타르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테러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과 극단주의 척결 등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이 문제가 진정되고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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