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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테이저건 공권력’ 논란 재점화…“무시 말아야” vs “과잉 우려”
-“공권력 남용 안돼” vs “공권력 무시풍토 사라져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늦은 밤 공원에서 소란을 피운 10대를 경찰이 전자충격기(테이저건)를 사용해 붙잡은 사건을 두고 경찰의 공권력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3일 경기 화성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0시12분께 “오산시의 한 공원에서 학생들이 술을 먹고 싸우는 등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관 4명이 출동했다. 경찰이 현장에 있던 고교생 20여명에게 귀가를 종용하자 A(19) 군이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는 등 폭력을 휘두르면서 경찰의 안경과 혁대가 파손됐다. 경찰은 욕설한 A 군을 제압하던 중 주변 친구들까지 가세하면서 테이저건을 사용하게 됐고, 결국 A군은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제압됐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군을 현행범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전경 [사진제공=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건 직후 A 군은 “멱살을 잡지 않고 가슴을 밀었고 욕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관이 욕설을 하며 테이저건을 9방 쐈다”고 주장한 반면 경찰은 “A군 뿐 아니라 다른 학생 여러 명이 여기에 가세해 이들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테이저건을 사용했다”며 “정당방위였다”고 밝혔다.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을 두고 과잉진압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권력을 무시하는 행태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화성동부경찰서의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23일 오전 9시 현재 “경찰의 조치가 적절했다”는 의견이 300여건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공권력을 무시하는 풍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적절한 대응을 응원한다,” “해당 경찰관에게 불이익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보였다.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서울 중구에서 경찰이 오토바이 절도 용의자를 검문ㆍ체포하는 도중 무고한 시민의 머리를 밟고 테이저건까지 발사한 적이 있다. 과잉대응 논란이 일자 경찰은 “경고의 의미로 테이저건을 꺼낸 것은 맞지만,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실수로 격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지난해 사제 총기로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한 오패산 성병대 사건과 파출소 엽총 난사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경찰의 공권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공권력 침해 범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흉기나 차량 등을 이용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사범은 2011년 594명에서 2012년 684명, 2013년 539명, 2014년 737명, 2015년 926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권력이 남용되면 평범한 시민의 인권을 짓밟을 우려가 있고, 억울한 시민은 공권력에 도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권력이 법과 원칙, 정의를 기반으로 행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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