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사쌤이 직접 찾아오니, 병원 혼자 안가 좋아요”
열린의사회 ‘복지센터 건강검진’
올 시범사업…내년 쉼터로 확대

지난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청소년복지센터.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줄을 선 아이들이 복지센터 선생님들에게 물었다. 선생님들은 웃으며 아이들을 다독였지만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를 보자 아이들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소변검사를 마치고 채혈검사를 앞둔 아이들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긴장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채혈을 마친 아이들은 한쪽 팔을 거즈로 문지르며 다음 건강검진 순서를 기다렸다. 채혈검사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얼굴이 굳어있었던 아이들은 마지막 문진 순서에 다다르자 긴장이 풀린 듯 다시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고등학교 1학년때 학교를 중퇴한 김모(19) 군은 “건강검진 하기 전까지 매우 떨렸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괜찮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난 18일 열린의사회가 서울 금천구청소년복지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이날 진행된 건강검진은 민간의료봉사단체인 열린의사회가 진행하는 의료 봉사 프로그램인 ‘솔직쌤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건강검진’<사진>의 일환으로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의사, 간호사 등 6명의 전문가가 청소년복지센터를 직접 찾아가 시력검사, 소변검사, 채혈 등을 통해 50가지 넘는 건강검진 항목을 검사하는 것이다. 이날 시범적으로 처음 진행된 건감검진에는 30여명이 넘는 학교 밖 청소년이 참여했다.

건강검진을 받은 학교 밖 청소년들은 대부분 평소 건강검진을 받을 기회가 없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 학교를 그만 둔 임모(19ㆍ여) 양에게는 중학교 이후 처음으로 받은 건강검진이었다. 임 양은 “건강검진 비용이 비싸다보니 이전까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복지센터 선생님 소개로 무료 건강검진을 받고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여성가족부도 지난해부터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병원을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두고 있다.

열린의사회 관계자는 “학교 밖 청소년 대부분 숨어 있는 경우가 많아 직접 찾아내야 하는게 쉽지 않고 아이들을 발굴하더라도 병원에 혼자 가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아이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건강검진 사업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시범 사업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으로 복지센터 뿐만 아니라 청소년 쉼터도 찾아가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rene@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