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차장 봉욱 서울동부지검장
‘돈봉투 파문’ 이후 공석이 된 법무부 차관과 대검찰청 차장 검사 자리가 이틀만에 채워졌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예측 가능한 인사를 통해 조직의 동요를 막겠다는 취지의 인선으로 받아들여진다.
신임 봉욱(52·사법연수원 19기·왼쪽 사진) 대검 차장과 이금로(52·20기·오른쪽 사진) 법무부 차관은 22일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주말에 사의를 표명한 전임 김주현(56·18기) 대검 차장과 이창재 (52·19기) 법무부 차관은 이날 이임식에 참석한 뒤 검찰을 떠났다.
이번 인사로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돼 업무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일 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57·23기) 검사를 고검장급 자리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한 것을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서열 파괴를 통한 인적 쇄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고검장 승진 기수이고,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봉 차장과 이 차관을 나란히 전진배치 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신임 봉 차장과 이 차관은 초유의 전직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국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두 인사는 이를 의식한 듯 전날 인선이 발표된 직후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신뢰회복에 나서겠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신임 봉 차장과 이 차관은 특별히 정권을 타지 않고 꾸준히 중용된 인사다.
서울 출신의 봉 지검장은 검찰 정책에 밝은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김대중 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과 검사로 일했고, 2000년 민정수석실 파견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검 공안기획관과 법무부 인권국장 등 요직을 거쳤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에도 2013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2015년 법무실장을 역임했다.
충북 증평 출신의 이 지검장은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을 맡아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을 지휘하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실세들을 수사했다.
2005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파견을 다녀왔고 2009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일한 경력이 있다. 2015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거쳐 인천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진경준 주식 대박 사건’ 특임검사로 임명돼 진 전 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좌영길 기자/jyg9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