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늘은 부부의 날②]“꼭 함께 살아야 하나요?”…20쌍 중 1쌍은 ‘비동거 맞벌이’
-‘비동거 맞벌이’ 54만가구…유배우가구 중 4.6% 급증
-“삶의 방식 직업중심으로 재편”…결혼관 변화도 원인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1. 직장인 변수형(31) 씨는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대구행 KTX에 몸을 싣고 있다. 부인이 다니는 공기업이 대구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신혼집을 자신의 직장이 있는 서울 대신 대구에 얻었기 때문이다. 평일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을 하고, 주말마다 대구로 내려가 일요일 저녁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생활만 벌써 2년째다. 변 씨는 “신혼여행 직후부터 이런 생활을 계속해왔다”며 “교통비가 만만치 않지만 각자의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이런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부인 직장 동료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 결혼 1년차 신혼 직장인인 김서윤(32ㆍ여) 씨는 결혼한 지 5개월이 지난 후 부터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공학박사 과정을 밟는 남편이 대전소재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주말에만 서울 집에 오다보니 김 씨는 평일 저녁이면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씨는 “최근엔 홀로 지내는 저녁시간을 보다 알차게 보내기 위해 댄스학원을 다니고 있다”면서도 “전세집을 얻기 위해 마련한 대출자금을 갚으려면 주말부부라도 감수하고 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로 사는 맞벌이 부부가 최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팍팍한 살림에 직장을 그만두고 배우자만을 바라보며 타지로 떠나기 힘든 현실이다. 삶의 방식이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시대 흐름에 따라 결혼관이 변화하면서 부부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식도 약해진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의 ‘2015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부가항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10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가구 1185만8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전년보다 2만여명 늘어난 520만6000가구(43.9%)에 달했다.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3년 42.9%에서 2014년 43.9%로 상승한 뒤 지난해에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비동거 맞벌이 가구 수는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 배우자가 있는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년 연속 증가했다.

비동거 맞벌이 가구 수는 2013년 44만7000가구에서 매년 늘면서 2014년 52만4000가구, 2015년 54만3000가구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비동거 맞벌이 가구 수가 전체 유배우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3년 3.8%에서 2014년 4.4%, 2015년 4.6%로 상승하는 추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세종시, 혁신도시 등으로 직장이 이전하면서 비동거 맞벌이 가구 수가 최근 몇 년 사이 증가한 것이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영 숙명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제는 삶의 방식이 일자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예전과 달리 부부라고 해서 꼭 동거를 해야만 한다는 의식도 약해진데다 맞벌이가 당연시되면서 자신의 직업을 위해 주말부부를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kk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