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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부부의 날①]“자녀 없어도 우리끼리 행복” 무자녀 부부 늘어난다
-2015년 ‘No Kids 가구’ 15%…신혼부부 중심 확산
-“부부간 더 많은 여가 즐긴다”…맞벌이 증가 원인
-의도적 무자녀 가구 “부부 만족도 오히려 높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결혼 18년 차 직장인 허모(43ㆍ여) 씨는 ‘딩크족’(DINK+族, Double Income No Kids)이다. 남편과는 대학시절 만나 졸업하던 해에 결혼했다. 결혼 초기엔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를 갖지 않았지만 서른이 넘어서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에 실감했다. 직장을 그만 두고 육아로 지친 친구들을 볼 땐 한숨마저 나온다. 허 씨는 “육아를 하지 않아 경제적, 육체적으로 자유로운 현재 상태가 좋다”며 “연애할 때처럼 남편과 지내다보니 부부관계는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씨는 육아를 하지 않아 여유가 생겼다며 외제차를 타고 1년에 두세 번은 남편과 해외여행도 다닌다. 평일에도 근무가 끝나면 남편과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무자식 상팔자’를 외치는 딩크족이 늘고 있다. 결혼ㆍ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맞벌이 증가,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 2015년 자녀없는 부부 가구는 전체 가구에서 15.5%나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무자녀 가구는 점차 늘어 30년 후인 2045년에는 10가구 중 2가구(21.1%)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혼부부의 경우는 출산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신혼부부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2015년 41만9000쌍으로 전체의 35.5%를 차지했다.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의도적 무자녀 부부 10명 중 9명은 자녀가 없어도 상관없거나 없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 무자녀가정,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

20일 ‘한국인의 부모됨 인식과 자녀양육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자녀를 낳지 않는 기혼 성인 93.3%는 자녀가 없어도 상관없거나 없는 것을 더 선호했다. 반면 이들 중 ‘아이가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낫다’(4.8%)거나 ‘꼭 있어야 한다’(1.9%)는 의견은 6.7%에 그쳤다. 이번 보고서는 결혼 후 의도적으로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30~40대 기혼 성인 104명을 대상으로 부모됨과 자녀양육관 특성을 분석했다.

이들은 더 많은 여가를 즐기기 위해(29.9%), 자녀 양육을 위한 경제적 부담 및 준비가 되지 않아서(26.8%), 부모가 될 심리적 준비가 되지 않아서(21.6%) 등의 이유로 자녀를 갖지 않았다고 답했다.

육아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결혼 후 무자녀 가족이 되기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적 결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데 크게 개인의 가치관, 원가족과의 경험, 사회 경제적 요인 등이 의도적 무자녀 결정 요인으로 꼽힌다“며 ”의도적 무자녀 여성은 직업적 면에서 자아실현을 이루고자 하는 경우가 많고, 부부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것에 대한 욕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딩크족은 과거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커플’이라는 의미였지만, 최근에는 육아비용 부담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케이스가 많다.

결혼 초기 맞벌이를 해야만 했던 정모(39) 씨는 당시 먹고 살기도 빠듯한 형편에 아이는 언감생심이었다. 키워줄 사람도 없었다. 정 씨는 “이젠 아내가 나이가 들면서 포기상태”라면서 “자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젠 낳아도 잘 키울 자신이 없다”고 했다.

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당장의 삶이 어려운 젊은 부부들이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출산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도 그동안 수많은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출산 관련 정책을 답습하기 보다는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 연구해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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