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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출직 무경험·의석수 ‘0’ 정당…6월 총선이 ‘시험대’
앙마르슈 과반 의석 확보가
향후 국정운영 동력 바로미터
과반 실패땐 공약 표류 가능성
여론조사선 앙마르슈 26%‘1위’
르펜 국민전선 22% 바짝 추격


39세의 정치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이 의석수 ‘0’인 신생 정당을 기반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대권을 거머줬지만 향후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선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벌써부터 마크롱의 선출직 무경험과 미약한 정당 기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넘어야 할 첫 관문은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총선이다. 총선에서 앙마르슈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느냐가 향후 그의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달 11일, 18일 진행되는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국정운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만일 6월 총선에서 그의 신당 앙마르슈(En Marcheㆍ현재 의석수 0)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칫 임기 내내 야당에 끌려다니며 그의 공약을 추진조차 못하고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가디언은 “마크롱이 오는 15일 총리 지명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총리의 지위는 ‘임시적’이 될 것이며 야당이 지명한 총리로 교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임기 초반 국정 아젠다를 세팅하고 추진력을 끌어 모아야 하는 시기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마크롱은 대선 승리를 즐길 틈도 없이 총선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하원의원 577명을 결정짓는 총선은 다음달 11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대선과 같은 방식으로 1차투표와 결선투표로 승자를 가린다. 마크롱에겐 과반 의석 확보가 절실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의석수가 0인 신생 정당 앙마르슈가 그만한 의석을 확보하는건 쉽지 않은 과제다.

이번 대선에서 마크롱의 승리가 극우정당(국민전선)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표심(票心)이 작용했다는 것도 마크롱 입장에선 큰 장애물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자 사설을 통해 “이번 대선 승리는 마크롱 자체에 대한 환호라기 보단 극우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결정적인 승리를 안겨줬다. 거기에 다른 후보들의 ‘낙마’로 인한 운도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마크롱이 그의 아젠다를 추진할 동력이 취약하다는걸 의미한다”며 “마크롱이 당선 이후 프랑스의 경제 재건과 IS 테러 위협을 축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다만 마크롱이 대선 승리의 모멘텀을 잘 이어가면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인터렉티브의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의 앙마르슈가 정당 지지율 26%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이어 르펜의 국민전선이 22%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대선 구도를 고스란히 반영한 정당 지지율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선이 아닌 총선 국면으로 전환되면 판세가 어떻게 요동칠지 가늠할 수 없다.

좌우 이념 지형을 넘나들며 ‘제3지대’를 표방한 그가 얼마나 다양한 표심을 끌어안느냐도 관건이다. 마크롱은 후보 시절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에 방점을 찍은 좌파성향을 보이며, 경제적으로는 우파에 가까운 친기업 정책을 천명했다. 외신들은 프랑스의 경직된 경제 상황으로 경제 재건에 대한 갈망이 경제장관 출신인 마크롱의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탠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극우정당 르펜 측은 대선 결과엔 승복하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칼날을 세웠다.

르펜은 당장 내달 11일과 18일로 다가온 프랑스 총선에서 이번 대선의 모멘텀을 바탕으로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극우 전선은 역사적인 기회를 맞아 프랑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우 새로워져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 세력이 되기 위해 우리 운동을 탈바꿈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도 이를 의식한 듯 향후 총선을 겨냥한 당선 소감을 내놨다. 또 이번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은 표심을 끌어안겠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마크롱은 이날 “우리의 임무는 막중하다. 이를 위해선 당장 내일부터 진정한 다수, 강력한 다수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 다수의 사람이 프랑스가 희망하고, 프랑스가 누려야 할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내 사상을 공유하지 않지만 나를 위해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에게도 백지수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위협에서 보호하겠다. 우리 모두의 통합을 위해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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