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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성정치 깨부순 39세 대통령…마크롱의 새 역사
-프랑스 최연소ㆍ최초 비주류 대통령
-마크롱의 중도신당 총선 후보자 절반은 여성ㆍ정치신인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미국, 유럽을 휩쓴 포퓰리즘 물결을 39세 프랑스 정치 신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저지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기성 정치를 무너뜨리고 중도를 표방한 마크롱은 최연소ㆍ최초 비주류 대통령으로 당선돼 프랑스 역사를 새로 썼다.

7일(현지시간) 개최된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마크롱이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개표 결과 마크롱은 66.06%, 르펜은 33.94%를 득표했다.

[사진=UPI연합]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전세계에 불어닥친 극우 포퓰리즘 열풍을 차단한 것이다.

올해 처음 선거에 도전한 마크롱은 나폴레옹 이후 가장 젊은 프랑스 지도자가 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마크롱은 프랑스 국가 중위연령(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중간에 위치하는 연령)인 41세보다 두살이나 어리다.

뿐만아니라 마크롱은 1958년 이후 이어진 중도우파(공화당)와 중도좌파(사회당) 양당 정치 체제를 무너뜨리고 비주류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당선됐다. 마크롱은 3년전 경제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마크롱이 창당한 앙마르슈는 의회에 1석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생 정당이다. 앙마르슈는 다음달 총선에서 577석 모두 후보를 낼 계획이며, 후보자 절반은 여성 및 정치 신인으로 채울 예정이다.

투자은행 근무, 경제장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마크롱은 앙마르슈를 창당하면서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로 규정했다. 특히 마크롱은 유력 주자였던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이 부패 스캔들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반사 이익을 얻었다.

이번 프랑스 대선은 구체제나 인물 청산을 뜻하는 ‘데가지즘(Degagisme)’으로 요약된다. 저성장, 높은 실업률 등으로 분노한 유권자들 사이에 “다 갈아엎자”며 데가지즘 열풍이 불었다. 그결과 주류 정치인이 아닌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마크롱은 “좌도 우도 아니다”라며 제3의 길을 통해 프랑스의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으로 승리를 거뒀다.

마크롱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통해 “대선 기간 나타난 극도의 분열을 봉합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처럼 마크롱은 향후 깊이 분열된 프랑스를 통합하고, 실업률을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마크롱은 친(親) EU 노선이지만 지난달 1차 투표 결과 EU를 반대하는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하면 50%에 달했다. 도시 지역과 낙후된 공업 지역의 등의 표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10%로 EU 평균인 8%보다 높은 수준이다. 마크롱은 노동법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2022년까지 실업률을 7%로 낮출 계획이다.

마크롱이 공약들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총선에서 다수 의석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앙마르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는 어려워, 다른 정당과 연대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결선 투표에서 유권자 상당수는 마크롱의 공약때문이 아니라 단지 극우 르펜을 저지하기 위해서 마크롱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선 투표의 투표율은 약 75%로 역대 결선 투표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한편 마크롱의 취임식은 오는 14일께 열릴 전망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의 임기가 오는 14일까지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마크롱의 당선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마크롱이 승리했다는 출구 조사 발표 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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