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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 잔혹사②]중성화 수술, 유기묘는 되고 유기견은 안된다?
서울 작년 길고양이 9669마리 ‘중성화 수술’
“유기견은 위협적 존재…방사않고 보호소로”


[헤럴드경제=강문규ㆍ이원율 기자]똑같은 유기동물이지만 길고양이는 하고 들개에게는 안 하는 것이 있다. 무분별한 번식을 막는 ‘중성화 수술’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시내 중성화 수술을 받은 유기묘는 모두 9669마리다. 최근 5년간 중성화 수술을 받은 유기묘의 수는 꾸준히 늘었다. 2012년 5497마리였던 수는 2013년 6003마리로 9.20% 껑충 뛰었다. 이어 2014년 6351마리, 2015년 7756마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기견을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을 한 건은 같은 기간 1건도 없다.

시와 25개 자치구는 2008년부터 중성화 수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성화 수술대를 거친 동물은 생식 기능이 사라진다. 발정기가 없어 출혈 등의 위생 문제도 덜어낸다. 수술비는 1회 15만원 내외다.

시는 유기동물을 개와 고양이, 기타동물로 나눈다. 고양이는 집고양이와 길고양이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길고양이에게만 중성화 수술을 한다. 남은 동물들은 발견 시 포획한 후 동물 보호소로 보낸다. 통상 10일간 주인을 찾고 나타나지 않으면 7~10일 내로 입양 기간을 책정한다. 희망자가 없으면 안락사로 조치한다.

길고양이는 고유 습성 때문에 ‘특별대우’를 받는다. 다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구역 별로 그들만의 사회를 구축한다. 포획 등으로 균형이 깨지면 서로 혼란에 빠진다. 이에 따른 소음, 쓰레기 발생과 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에게 돌아간다. 시 관계자는 “시민에게 피해 주지 않고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는 맞춤형 방안”이라고 했다.

안전상의 이유도 있다. 유기견은 유기묘보다 더욱 위협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유기견을 다시 풀어주는 것 자체가 특히 어린이ㆍ노약자에게는 맹수를 방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시가 지난 1월 중순 집계한 시내 들개의 수는 150여마리다. 이 중 70~80% 이상은 본래 유기견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전진경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상임이사는 “(유기견을) 중성화 수술한 후 방사하는 행위는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들개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 상황으로는 수술보다도 포획 후 동물 보호소로 보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기동물 수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주인 손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포획과 중성화 수술 등 대응은 사후조치일 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며 “주인부터 책임감을 갖고 함부로 동물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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