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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날 주인공이 사라진다
서울 0~11세, 10년새 30만 감소
출산율 저조·탈서울 현상 때문

#. 4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지난 3월 초 큰 아이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다가 깜짝 놀랐다. 아이가 입학한 초등학교는 부모님 댁 근처에 위치한 최 씨의 모교였는데 입학생이 60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최 씨의 모교이기도 한 이 초등학교는 30여년 전 입학생만 300명이 넘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 입학생은 1/5에 불과했다. 최 씨는 “휴가를 쓰고 입학식에 참석했는데 1학년 숫자가 너무 적어 놀랐다”며 “입학생보다 학부모, 조부모 등이 더 많은 듯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근처에 초등학교 1곳이 더 생긴 것을 감안해도 입학생이 너무 없다” 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씁쓸해 했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곳곳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용암초등학교의 경우 2007년 6개 학년 18학급 전교생 407명에 달했지만 10년 후인 지난해 13학급 188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재동초등학교는 482명에서 211명으로, 한강초등학교는 336명에서 180명으로 줄었다. 

출산율 저조로 어린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 초등학생수는 30년 전보다 5분의 1로 줄었다.

저출산의 여파로 지난 10년간 서울 지역 11세 이하 어린이가 120만명에서 90만명으로 30만명이나 크게 줄었다. 어린이 4명 중 1명이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11세 이하 어린이 인구 감소폭은 서울 총인구 감소폭보다 오히려 컸다.

4일 경인지방통계청의 ‘서울지역 어린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세 이하 인구는 90만8930명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7년(120만4040명)보다 29만5110명이 줄어든 수치다. 11세 이하 어린이 인구 감소폭은 같은 기간 서울 총인구의 감소폭(26만2094명)보다도 3만명 이상이 많았다.

어린이 인구가 줄어들면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었다. 지난해 서울시의 전체인구(993만616명) 중 11세 이하 인구는 구성비 9.2%로 2007년(11.8%)보다 2.6%포인트 낮아졌다. 전국평균 10.5%와 비교해 봐도 1.3%포인트 낮았다.

서울시의 어린이 인구 구성비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2년 9.9%로 처음 한자릿수로 들어섰다. 65세 이상 인구가 129만5899명으로 서울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이 13.0%나 되는 것과 비교해 볼때 11세 이하 어린이의 감소가 눈에 띈다.

서울의 어린이 인구 감소는 최악의 출산율과 탈서울 현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94명에 그치면서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이 안됐다. 또 지난해 탈서울 러시가 계속되면서 서울은 27년 연속 인구 순유출 기록을 세웠고 인구는 100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해에만 14만명이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서울을 떠났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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