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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 내가 때린다는데…” 아동학대 가해자 88%가 부모
학대신고 2년새 무려 6배 급증
1000명당 275명 학대 추정 ‘충격’
방치땐 학교폭력등 또다른 피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여전히 가정이나 보육기관 등에서 신체적ㆍ언어적 폭력과 방치 등 학대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4일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지난 2013년 1만3076건에서 2014년 1만7791건, 2015년 1만9204건, 2016년 2만9669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3년간 신고접수 건수는 무려 2.3배가 증가했다. 지난 2014년 2월부터 정부가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했지만 별로 달라진게 없다.

경찰을 통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2376건에서 2015년 7777건, 2016년 1만3989건 등으로 2년새 5.9배 늘어났다. 접수된 신고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판정된 사례도 2013년 6796건에서 2014년 1만27건, 2015년 1만1708건 등으로 2년간 72.3%나 급증했다.

김정미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신고건수가 늘어 현재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발견률은 1000명당 1.59명 수준까지 늘어났다”며 “실제 발생률은 1000명당 275명정도로 추정되는데 아동학대 감소 노력과 신고 체계 확립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끔찍한 가정 내 아동학대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88%가 부모이고 학대 장소의 90%는 가정이라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도 있다.

아동학대를 방치할 경우 향후 학교폭력은 물론 데이트폭력 및 또 다른 가정폭력을 낳는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부교수는 본인이 작성한 ‘부모의 학대가 청소년 학교폭력(왕따) 피해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통해 “부모의 학대는 아동에게 우울감과 낮은 자존감을 심어줘사회적으로 위축되도록 만들어 학교폭력 피해가능성을 증가시킨다”며 “이런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선제적으로 가정 내 학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모님 상담에 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소라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외래강사는 ‘가정에서의 방임과 성적 학대가 대학생의 데이트폭력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어린시절에 부모로부터 방임이나 성적 학대를 경험했을수록 ‘폭력허용도’를 높여 데이트폭력 가해행동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했다.

한편, 최근 문제가 된 보육기관 내 아동학대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다.

감사원이 지난 3월 한 달간 2013~2015년 전국의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들어온 아동학대 행위 보육교직원들에 대한 행정처분 집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70명이 형사 절차가 종결됐는데도 자격정지ㆍ취소 처분을 받지 않았다. 특히 감사원이 이 가운데 28명을 표본으로 선정해 확인해보니, 관리 당국의 소홀로 12명의 보육교직원은 수사ㆍ재판에서 아동학대로 벌금형이나 기소유예ㆍ선고유예 등을 받았는데도 자격정지 등의 제재 없이 계속 근무하고 있었다.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보육시설 근무자들에 대한 인성교육 강화는 물론이고 이들의 근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윤·박로명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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