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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시리아 미사일 타격→러시아와 ‘강대강’ 대치 기류
-트럼프 아사드 정권에 경고 후 공격 개시
-AP “트럼프 취임 이후 가장 극적인 군사 명령”
-러시아와 관계 악화 우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미국이 6일(현지시간) ‘반인륜적’인 화학공격을 주도한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적극적인 ‘군사제재’를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공군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시리아 정권의 화학공격을 응징했다. 그동안 시리아 내전에서 한발 떨어져 있던 미국이 시리아에 본격적인 군사개입을 가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밤 지중해 동부해상에 있는 미 군함 2대에서 시리아 서부 공군 비행장을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제공=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열린 마라라고 리조트로 국가안보팀을 불러모아 시리아 군사 대응을 논의한 뒤 즉각 미사일을 발사했다.

AP통신은 “미국 정부의 시리아 정부에 대한 첫 공격이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극적인 군사 명령”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양국의 딜레마인 ‘북핵문제’를 놓고 만난 가운데 이뤄졌다”며 이번 시리아 공격이 “중국이 방해를 하더라도 트럼프는 군사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미사일 공격에 대해 “(시리아 정부의) 악랄한 화학무기 공격에 따른 단호한 응징”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향해선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공격 전에 러시아의 승인을 구하지 않았다”며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지 못한 러시아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 “2013년 화학무기 협약에 가입한 시리아의 약속 불이행은 러시아의 실패”라며 “러시아가 시리아의 악행에 연루됐거나 아니면 무능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향후 극악무도한 행동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직전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을 맹비난하며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아사드가 끔찍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지독한 범죄로 발생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며 “그냥 놔두면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아사드)가 거기에 있고 그가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뭔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미국이 시리아 군사제재를 실행하면서 시리아의 배후인 러시아와의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안그래도 ‘러시아 미 대선 개입’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멀어진 상황에서 시리아 제재를 놓고 ‘강(强) 대 강(强)’ 대치를 벌일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잔혹성을 감안하면 미국이 이를 방치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공군 비행장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세계의 여성’ 서밋에 참석해 “아사드 정권은 공군을 보유하고 있고, 공군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미국이 아사드의 공군을 축출하고 무고한 민간인에게 화학무기를 투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도 미군의 시리아 군사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이 이런 (범죄)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사태와 관련 국제사회의 규탄도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아사드 정권을 지목하며 맹비난했다. 그는 “불행히도 이번 화학공격이 아사드 정권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에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런 결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그 자체가 (충격적인) 스캔들”이라고 밝혔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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