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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빈 지갑 흘리고 “돈 훔쳤지?”…초등생 집단 폭행한 중학생
-‘함정’ 만들고 협박 중학생 6명
-40만원 요구…돈 안 내자 폭행
-초등생 멍투성이…할머니 신고


[헤럴드경제=유오상ㆍ정세희 기자] 초등학생에게 지갑을 줍게 하고 “안에 있던 돈이 없어졌다”며 협박하고 폭행한 중학생들이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피해자는 중학생 6명으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해 학교까지 결석해야 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초등학교 6학년생 A(12) 군이 중학교 학생 6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A 군은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의 한 길목에서 2만원이 들어 있는 지갑을 주웠다. 때마침 한 중학생이 다가왔고, 지갑을 줍고 망설이는 A 군에게 “그 돈으로 무엇 하나만 사 달라”고 요구했다. A 군은 중학생의 계속되는 요구에 지갑 안에 있던 2만원 중 1만3000원을 사용했다.

그런데 돈을 쓰자마자 한 중학생 무리가 나타나 협박하기 시작했다. A 군이 주웠던 지갑은 사실 B(14) 군이 일부러 돈을 넣어 바닥에 흘려뒀던 것이다. B 군과 C(14) 양 등 중학생 6명은 A 군에게 “B 군이 패딩 점퍼를 사려고 40만원을 모아뒀던 지갑을 도난당했다”며 A 군에게 40만원을 요구했다.

수중에 돈이 없던 A 군은 돈을 줄 수 없다고 답했고, B 군 등은 그 자리에서 A 군을 집단 폭행했다. 수십 차례에 걸친 폭행으로 A 군은 고막을 다치고 온몸에 멍이 드는 등의 상처를 입었다. B 군과 함께 있던 여학생들도 A 군을 발로 차는 등 폭행에 가담했다.

A 군의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 권모(78ㆍ여) 씨는 폭행을 당하고 돌아온 손자의 모습을 보고 곧장 경찰과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권 씨는 “가해자 부모에게 전화를 해보니 아이에게 40만원을 준 적도 없다고 답했다”며 “돈을 쓰라고 부추겼던 중학생도 가해자의 친구라는 얘기를 듣고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상 때문에 A 군은 이틀 동안 학교를 결석해야 했고, 권 씨로부터 지난 16일 사건 내용을 확인한 학교는 자체 조사에 나섰다. 가해자로 지목된 B 군은 조사 과정에서 “나도 A 군으로부터 맞은 피해자”라고 말했고, 다른 가해자들도 “선배가 말하는데 짝다리를 짚어서 때린 것일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 군 등 일부 피의자에 대해 조사를 했고,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학생들에 대해서도 피의자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피해 신고가 접수된 만큼, 어린 학생들이지만 모두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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