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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종범 “朴, 기업인사 청탁등 지시…삼성합병 지시는 없어”
안종범(58)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이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개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연이어 증인으로 섰다. 그는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최순실(61) 씨의 이권을 위해 대기업 인사와 광고수주에 개입한 정황을 상세히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삼성 합병을 챙겨보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은택 씨등의 8회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 측근인 이동수 씨를 KT 광고담당 임원으로 특채시키라며 상세히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KT의 구체적인 보직까지 설명하며 지시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KT 광고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이 씨를 보내라고 수 차례 지시해 황창규 KT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최 씨가 측근을 KT 광고담당임원으로 특채시켜 자신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파악했다. 신생회사였던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KT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그해 8월까지 총 68억 1000여만원 어치 광고 7건을 수주했다.

안 전 수석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최 씨 회사의 소개서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과 개별면담을 할 때 (최 씨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서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잘 챙겨보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4시30분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진행된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서 “대통령에게 수석비서관회의나 개인적으로나 합병 관련 의결권 문제를 챙겨보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는 “안 전 수석이 합병 관련 사항을 챙긴 것으로 알고 있다“는 최원영(59) 전 고용복지수석의 진술과 엇갈린다.

안 전 수석은 이날까지 총 세 차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섰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동일한 인물이 세 차례 법정에서 증언한 건 안 전 수석이 유일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10일에는 장시호(38) 씨 등의 재판에서 “대통령이 조성민 더블루케이 대표와 이기우 GKL 사장을 연결해줬다”고 했다. 그는 오는 28일에는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자신의 사건에서 증인 자격으로 신문을 받는다. 그는 앞서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5시간 마라톤 신문을 받은 뒤, 유일하게 재소환돼 증인신문을 받기도 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이 안 전 수석의 입에 주목하는 건 그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각종 기업모금 등 범행을 도운 ’시행책‘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특검은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강제모금, 광고사 지분 강탈, KT 인사청탁 등 국정농단 주요 사건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과 특검은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이 최 씨 기획ㆍ박 전 대통령 지시ㆍ안 전 수석 시행의 구도로 이뤄졌다고 결론내렸다.

고도예 기자/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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