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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장 없지만”…세월호에서 잃은 애인 향한 연서
[헤럴드경제=윤혜정 인턴기자] 최근 경북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한 편지글이 네티즌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익명의 글쓴이는 “글을 잘 못 쓰지만 오늘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한 편 쓰고 싶다”며 “답장을 보내지 않는 너에게”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글쓴이는 “안녕. 오늘은 너랑 나랑 만나 지 1163일째야. 오늘따라 너와의 100일이 머릿속에 아른거려 잠을 잘 수가 없어”라며 “넌 나한테 이렇게 말했지. ‘100일 때 수학여행 가는데 가지 말까?’ 난 ‘수학여행이잖아. 친구들하고 재밋게 놀다 와’라고 말했어”라고 적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서로 다른 고등학교, 그리고 남들 몰래 사귀고 있어 조심스럽게 행동했어”라며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학교 수업을 들었어. 정규시간이 끝나고 휴대폰을 받았을 때 너한테 여러 개의 톡이 왔어”라며 문자 내용도 공개했다.

‘99일 동안 너무 행복했어’,‘정말 진심으로 좋아해’.‘나 연락 안 돼도 너무 슬퍼하지 마’라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연락을 확인한 후 두 시간 가량 전화도 걸어보고 문자도 보내 보았지만 돌아오는 건 묵묵부답뿐이었다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편지글 말미에는 “이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아? 3년이나 흘렀어”라며 “나는 그동안 마음 추스르고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했고 이제 며칠 뒤엔 입대를 앞두고 있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으며 악착같이 살아왔지. 근데 나한테는 그게 아니더라”며 “정말 미안해. 보고 싶어”라는 글을 남겨 보는 이로 하여금 슬픔을 자아냈다.

편지글 전문 [사진출처=경북대 대나무숲 캡처]

2014년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참사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이 실종됐다.

2017년, 3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침몰한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다음 달 5일쯤 첫 인양을 시작으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참사 3주기인 다음 달 16일에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yoon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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