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는 에티켓 아니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운동이 폐지된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시민들의 각자 다른 에티켓 기준으로 한줄서기와 두줄서기가 여전히 뒤섞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최예진(29ㆍ여) 씨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늘 한줄서기를 한다. 바쁠 때는 왼쪽으로 걷고 서 있을 때는 오른쪽을 이용한다. 그는 이것이 당연한 매너라고 생각한다.


최 씨는 “한줄서기를 하는 것이 급한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본다”며 “두줄서기 방식은 현실성이 낮은 것 같다”고 했다.

한줄서기 운동은 2002년 월드컵 당시 바쁜 사람을 배려하자는 차원에서 지하철 운영기관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시민 안전을 고려해 정부가 2007년 두줄서기 운동을 도입했지만 현실과 맞지 않다는 논란이 지속돼 결국 2015년 폐지했다. 대신 걷거나 뛰지 말고 손잡이를 잡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라는 ‘승강기안전이용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는 걷거나 뛰는 이용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초기에 검토했으나 단속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추진하지 않았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한줄서기나 두줄서기의 개념에 집중하기보다는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라며 “에스컬레이터는 빠르게 가기위한 수단이 아닌 편하게 가기 위한 수단인 만큼 바쁜 사람의 시간을 배려하는 것보다 개인과 타인의 안전을 생각하는 에티켓을 지키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에티켓 기준이 변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실제로 매년 100여건 이상의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함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박은천(40ㆍ여) 씨는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급하게 이동하다 옆에 서 있는 노인들을 넘어뜨리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모든 시민들이 안전을 생각하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두줄로 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바쁜 사람을 위해 길을 터주는 것이 에티켓이 아니냐는 의견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직장인 성휘경(30) 씨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것이 안전상 위험할 수 있지만 시간에 늘 쫓기다보니 한줄서기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바쁜 사람들을 이해해주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수철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행동이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실제로 큰 위험을 줄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통일된 에스컬레이터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선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