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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탄핵심판에서 쏟아진 ‘朴-崔 공모’ 증언 다시보니…
차은택 “崔, 대통령 위해 일해”
김종 “朴, 정유라 이름 거론 충격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공범으로 결론내리면서 헌법재판소가 내릴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명의 증인이 다녀간 헌재 탄핵심판정에서도 두 사람의 공모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다수 쏟아진 바 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일가의 막역한 관계를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대면한 자리에서 ‘정유연(정유라 개명 전 이름)을 잘 키워주라. 기죽이는 안민석 의원은 나쁜 사람’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유라가 정윤회 씨의 딸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김 전 차관은 “대통령이 정유라를 직접 얘기해서 상당히 충격으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김 전 차관은 청와대와 최순실 씨 양측으로부터 더블루K를 도와주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더블루K는 최 씨가 세운 회사다. 그러나 최 씨는 이를 숨기고 김 전 차관에게 더블루K를 독일 유명 스포츠마케팅사의 한국 지사라고 소개했다.

김 전 차관은 “청와대도 더블루K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최 씨도 더블루K를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당시엔 최 씨 소유의 회사인 줄 몰랐다”며 “지금 와서 보면 최 씨가 청와대와 교감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차은택 씨도 거침없었다. 차 씨는 검찰 조사와 헌재 증인신문에서 줄곧 “미르 재단은 대통령의 의지로 만들어졌고, 최 씨는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최 씨의 지시로 만든 브랜드를 공개할 때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이 그 자리에 갈 거라고 했는데 진짜 대통령이 나타났다. 그 구조가 소름끼쳤다”고 했다.

11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재단과 관련해 보고 루트가 ‘최순실-VIP(대통령)’로 보였다”며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교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놨다.

정 씨는 “K스포츠 재단 배후에 청와대가 있고, 최 씨는 청와대를 대신해 재단을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넓은 의미에서 사실상 청와대가 재단을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K스포츠 재단 노승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은 최 씨가 청와대 문서를 보여줘 최 씨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노 부장은 “스포츠클럽 지원사업 전면개편 방안과 관련해 최 씨가 청와대의 VIP 결재라인을 탄 문서를 줘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박 과장도 “최 씨가 보여주는 서류가 청와대, 문체부 등 제가 볼 수 없는 기밀서류였다”고 했다. 또 “제가 낸 종합형 스포츠클럽 육성사업 개선안이 나중에 보니 관에 적용됐더라. 최 씨가 가져가서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 적용시키는 데 힘을 썼구나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헌재는 특검의 수사결과를 보지 않더라도 그동안 증인신문을 통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 관계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확보했다. 재판부가 향후 결정과정에서 이들의 증언을 얼마나 인정하느냐에 따라 선고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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