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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월대보름] ‘나 하나 쯤이야’ 쥐불놀이, 산천초목 태운다
-최근 10년 대보름 기간 연평균 2.11㏊ 소실
-논두렁 소각, 쥐불놀이…산불 위험 높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경북 안동에 사는 A(65) 씨는 최근 3년간 정월대보름이면 비어있는 자신의 논에서 손자, 손녀를 데리고 쥐불놀이를 해왔다. 손주들에게 사라져가는 세시풍속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논두렁을 태울 때면 산불을 대비해 항상 관할 소방서에 미리 통보한다는 A 씨는 “쥐불놀이 정도의 불이 큰 산불로 번질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며 “넓은 논 한 가운데서 가족단위로 작게 실시하는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 정도는 잘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등의 야외행사가 잇따라 열리며 소방당국이 특별안전대책 수립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가족 단위의 소규모 쥐불놀이나 소각 행위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 산불의 위험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쥐불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1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07~2016년 10년간 정월대보름 기간에 연평균 5.8건의 산불이 발생, 연평균 2.11㏊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에는 12건의 산불로 8.44㏊의 산림이 불에 탔고, 지난해엔 10건의 산불로 2.76㏊가 소실되는 등 최근에도 산불은 줄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난 2009년 2월 발생한 ‘화왕산 산불 참사’ 이후 대형 정월대보름 행사에 대해 보다 철저히 관리하고 있지만 별무소용이다. 당시 화왕산 정상에는 관광객과 안전요원 등 3만명이 모여있었으며, 갑자기 불어온 역풍으로 억새밭 전체에 불길이 번져 18만5000㎡가 타고 사망 7명, 부상 81명의 대형 재난 사고로 이어진 바 있다.

정월대보름 기간 산불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관리가 소홀한 소규모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 논두렁 소각 등이 원인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중 하나일 달집태우기를 하는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산림청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2015년 10년간 전체 산불 건수의 18%는 논두렁 소각 때문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때 주춤하는 듯했던 논두렁 소각에 따른 산불 건수는 2012년 18건, 2013년 77건, 2014년 98건, 2015년 99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산불 발생도 12%에 달했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건조하고 바람도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안과 경상도 내륙 지역에 현재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이며 지역에 따라 강풍도 예상되고 있다”며 “작은 담뱃불도 산불로 벌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쥐불놀이 등) 화재 예방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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