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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심판] ‘고영태 도덕성’ 집중공격하는 대통령 대리인단…탄핵결과 영향 줄까
-최순실 “고영태가 꾸몄다” 진술 후 고 씨 공격 집중
-고 씨, ‘언론탄압’ ‘세월호’ 등 다른 탄핵사유와는 무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중반부터 고영태 씨를 집중 거론하기 시작했다. 지난 달 16일 최순실 씨가 헌법재판소에 다녀간 이후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한 최 씨는 증인신문 내내 이번 사태를 “나와의 사이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은 고 씨가 꾸민 일”이라고 규정했다. 고 씨를 비롯해 K스포츠재단의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그리고 더블루K 류상영 전 부장 등을 ‘걔네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들이 자신에게 모든 혐의를 뒤집어씌웠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최 씨는 문제가 된 K스포츠 재단의 대기업 모금도 고 씨가 기업들을 찾아가 벌인 일이라며 본인은 모른다고 했다. 재단 자금을 본인 소유의 더블루K로 빼돌리는 구조도 박 과장이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걔네들’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섰다가 잘 안 되자 지금의 사태를 꾸며냈다는 것이다.

대기업 돈으로 미르ㆍK스포츠 재단을 세우고 이 과정에서 최 씨가 사익을 챙겼다는 사실은 박 대통령 탄핵사유 중 하나(권한남용)로 제시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최 씨의 진술을 근거로 ‘고영태 일당’이 조작한 왜곡된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따라서 박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고 씨의 도덕성을 계속 문제삼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측은 8차 변론 때부터 고 씨와 최 씨의 관계, 고 씨의 유흥업소 근무 경력을 꺼내들었다. 고 씨의 전과기록을 조회해달라고 헌재에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고 씨의 ‘인간적인 됨됨이’를 문제삼아 고 씨의 검찰 진술내용과 언론 인터뷰 내용을 모두 부정한다는 전략이다.

이때부터 박 대통령 측은 헌재에 증인으로 나온 이들에게 ‘고영태가 거칠어 보였나’ ‘고영태에 대해 어떤 느낌 들었나’ 등의 질문을 공통으로 던지고 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에겐 고 씨의 욕설섞인 녹취록을 여과없이 읽어주고 ‘충격적이다’는 답변도 얻어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고 씨 부분은 주 신문사항이 아니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격하게 반발하며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았다.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고 씨는 범죄자임이 틀림없다. 고 씨가 헌재에 나오면 탄핵기각을 입증할 수 있다”며 자신감도 보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 탄핵사유에서 고 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 씨가 직접 연관된 것은 미르ㆍK스포츠 재단 문제다. 고 씨는 최 씨의 형사재판에서도 이 부분을 집중 신문받았다.

박 대통령 측 주장대로 고 씨가 기획한 것으로 인정돼도 ‘언론의 자유 침해’와 ‘생명보호의무 위반’ 등 다른 탄핵사유가 남아 있다. 이 중 하나만 인정돼도 박 대통령은 파면된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 측은 고 씨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씨가 9일 오후 헌재에 불출석할 경우 노승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박 대통령 측은 이들을 상대로도 고 씨의 도덕성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 부장과 박 과장은 앞선 법원 공판에서 오히려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낸 바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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