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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뱃돈이 뭐길래②]빳빳한 세뱃돈?…경기 한파에 ‘新券전쟁’도 실종
-시중은행 지점 직원들, “예년 대비 신권 교환 고객 확연히 줄어”
-직장인 26.8%, 전년比 세뱃돈 줄일 작정…신권수요 감소에 영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불경기로 인해 얼어붙은 주머니 사정은 세뱃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친척들에게 나눠주는 세뱃돈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액수를 줄이겠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자연히 매년 은행창구에서 펼쳐지던 ‘신권전쟁’ 풍경도 올해는 주춤한 모양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은 지난주부터 요청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세뱃돈용 신권을 교환해주고 있다. 


은행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예년과 다르게 신권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은행에 근무하는 직원은 “연휴를 하루 앞둔 날은 예년 같았으면 신권을 바꾸려는 고객들로 인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대기시간이 길었지만, 올해는 이맘때는 평상시 바쁜 시간대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 지점 관계자도 “신권 주 고객층인 어르신들이 영업점을 찾는 발걸음이 작년에 비해 확연하게 줄었다”고 전했다.

연휴를 앞두고 은행을 방문한 고객들에게서도 비슷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엄혜강(57ㆍ여) 씨는 “지난해 불경기로 운영하는 가게 매출이 크게 줄다보니 조카나 조카손녀들에게 주던 세뱃돈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금액을 줄이려다보니 이맘때면 준비하던 신권 액수도 줄였다”고 했다.

지역에 따라 신권 수요가 여전히 많은 곳도 있었지만, 이곳에서 조차도 예년에 비해서는 수요가 감소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 노원구의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신권 교환을 요구하는 고객수가 많은데 비해 배당되는 신권의 양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변 다른 은행 지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엔 영업 시작 1~2시간이면 신권이 모두 소진됐는데, 올해 들어서는 오전 영업시간이 끝날 때 쯤으로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세뱃돈을 줄일 것이란 직장인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도 신권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6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세뱃돈을 ‘늘릴 것’이란 응답은 5.4%에 불과했으며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26.8%의 직장인은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에선 신권 발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선 3년째 ‘신권 안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 제조 비용은 최근 3년째 증가 추세다. 2014년 1215억원이던 화폐 제조 비용은 2015년 1440억원, 2016년 1503억원으로 증가. 특히, 한국은행은 매년 명절을 앞두고 늘어나는 신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화폐 발행량을 늘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설 직전 10영업일간 화폐 순발행액은 5조2000억원에 이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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