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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영장기각] 시민들 “법 앞의 평등 무너졌다” “경제위해 다행” 엇갈린 반응
- 재벌 총수에 너그러운 판결에 비난 ‘봇물’
- 탄핵 심판 영향 우려해 촛불집회 참여 다짐도
- “경제 위해 구속수사는 지양해야 한다”는 반론도 존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19일 새벽 법원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수의 시민들이 “법 앞에서의 평등이 무너졌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한편 경제회복를 위해서 재벌총수의 구속수사는 자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까지 구속의 사유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법원의 판단에 의구심을 품는 시민이 많았다. 회사원 이성준(28) 씨는 “아침부터 기분나쁜 소식이다. 200만원 버는 나도 내는 국민연금을 돈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썼으면서 어떻게 구속조차 시킬 수 없는건지 모르겠다. 오너 없으면 삼성이 휘청인다는데, 그럼 CJ는 벌써 10번은 망했을 거다”며 경제위기를 이유로 재벌 총수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대학생 김철준(24) 씨는 “이번에 영장기각 판결을 내린 조의연 판사가 누군가 찾아봤더니 롯데, 폭스바겐, 옥시 등 다양한 대기업 총수에겐 영장을 기각한 판사더라. 판결의 공정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이날 한때 포털사이트에는 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했던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름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도 영장 기각 소식을 접하자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의 ID 카스**는 “지금까지 불법증여ㆍ탈세ㆍ주가조작ㆍ뇌물ㆍ불법내부거래ㆍ무노조경영ㆍ배임ㆍ공정거래 위반 등의 혐의들에 대해서 삼성 총수가 구속된 적이 있기나 하냐”며 “삼성 앞에서 법치와 정의는 언제나 예외였다. 이 나라는 참 답이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ID 신나고** 는 “버스기사는 차비 2400원을 빼먹고 입금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재벌 총구는 수백억 이상 뿌려도 구속조차 기각된다. 참 대단한 법이다“며 사법체계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트위터 ID @shs91*****은 “김영란법은 3만원 넘는 식사 한끼도 뇌물인데 이재용은 400억대 돈을 뿌려도 뇌물이 아니란다”며 “역사에 길이 남을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ID @cantlo****는 “단순히 재벌 봐주기가 아니라 특검이 아무리 기소해도 부패한 판사가 아니라면 끝이라는 의미다. 절망스럽다”며 규탄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직장인 조정근(34) 씨는 “특검수사에 대해 피의자들이 도망다니고 잘만 버티면 되고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며 파장을 우려했다. 직장인 정준민 (36)씨는 “특검 수사가 생각보다 강하게 나가서 조금 안심했는데 결국 이런 결정이 나와 다시 실망했다”며 “작년에 비해 촛불 집회 규모가 작아진 영향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촛불집회를 매번 나갓지만 이번 주도 꼭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21일 제 13차 주말 촛불집회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재판 결과에 분노해 삼성 제품 불매에 나서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직장인 신재철(30) 씨는 “이처럼 중한 죄를 저지르고도 구속수사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최근 혼수로 가전제품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는데 부도덕한 기업 제품을 살 수 없단 생각에 타사 제품을 사기로 마음을 굳혔다. 주변에 결혼을 준비하는 신혼부부 2~3쌍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부회장을 꼭 구속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반기는 의견도 있었다. 택시 기사 이모(72) 씨는 “죄야 있겠지만 경제도 어려운데 꼭 구속수사 할 필요야 있겠나. 그냥 수사해도 진실만 밝히면 된다”고 했다. 주말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는 강희철(67) 씨는 “법원의 정의로운 판단과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 박영수 특검은 구속영장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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