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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난감 놀이하는 돼지…세계는 지금 ‘동물복지’ 실천 중
유럽연합·美 등 비윤리적 축산행태 규제, 건강한 식재료 획득-환경보호 위해 필수
유럽의 돼지들은 코로 축구공을 몰고 다니거나 천장에 매달린 쇠사슬을 끌어당기는 등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2003년 2월 유럽연합이 모든 농장 돼지들에게 의무적으로 장난감을 제공해야 한다는 동물 복지 규칙을 발표한 결과다. ‘동물 복지’는 왜 필요한 걸까. 이는 동물도 생명이라는 윤리적 측면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장식 대량 가축 농장에서 나오는 배설물은 거름으로 자체 재활용할 수준을 넘기 때문에 한꺼번에 폐기하는데 이 배설물은 도시 하수보다 160배 더 환경을 오염시킨다.

또한 동물복지는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의 복지와도 연결돼있다. 밀집사육에 따른 전염병, 항생제 남용은 동물을 먹는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동물복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란 동물로부터 좋은 식재료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동물복지 인증 농가에서 키우는 닭들 (참프레 제공).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동물복지=동물복지 운동은 ‘공장식 축산’ 문제점 개선에 기여하는 동시에 선진화된 축산업의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며, 고품질의 건강하고 윤리적인 축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동물복지는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가 규정한 ‘동물의 5대 자유’인 배고픔·불편함·질병·두려움·활동의 자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2005년부터 동물 운송, 도축 등에 대해 동물복지 기준을 정하고 있다.

동물복지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은 뜨겁다. EU(유럽연합)에서는 197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동물보호ㆍ복지에 관련된 입법 및 정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13년 유럽연합은 돼지를 감옥이나 다름없는 스톨(길이 2mㆍ폭 60cm의 매우 좁은 돼지우리)에서 사육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또 한 가지 동물 복지 규칙을 정했다.

정부의 규제가 중심이 되는 EU에 비해 미국에서는 민간단체 및 소비자의 압력에 의해 업계가 자발적으로 동물복지를 추진하고 있다. 맥도날드, 웬디스 등 대규모 패스트푸드점은 축산물에 대해 자체적인 동물복지 기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한 축산물을 사용한다.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등에서는 동물복지에 관한 주(州)입법을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동물복지 인증 확대=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동물보호법을 개정하면서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와 축산물인증표시제를 도입했다. 2012년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2013년 돼지, 2014년 육계, 2015년 한(육)우·젖소·염소, 2016년 오리로 축종을 확대하고 있다.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은 가축 사육을 전담하는 농장은 물론 도축장·이동 과정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동물복지 인증이 필요하며 우리나라의 인증기준 역시 유럽연합(EU)선정의 ‘가축을 위한 5가지 자유’를 바탕으로 한다.

서두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은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동물 본래의 습성대로 기르는 농장에게 국가가 주는 인증제도”라며 “2016년 12월 총 113개소(산란계 89, 육계 10, 돼지 12, 젖소 2)의 인증농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 주무관은 “동물에 대한 윤리적 측면과 더불어 우리나라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하나의 대안으로서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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