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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건강 못 챙기는 사람의 특징
최근 한 인터넷 블로그에서 ‘공부 못하는 사람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우연히 보게 됐다. 해당 블로그에 따르면 공부 못하는 사람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말만 앞세운다 ▷계획은 늘 거창하다 ▷‘힘들었다’고 생색은 엄청나게 낸다 ▷쉬는 시간이 더 많다 ▷매번 후회하지만 변하지 않는다 등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 글 제목에서 ‘공부’, ‘못하는’이라는 단어를 ‘건강’, ‘못 챙기는’이라는 단어로 치환시켜 봤다. 신기하게도 앞서 말한 ‘특징들’이 토씨 하나 바꿀 필요 없이 정확하게 부합한다.

“운동해야지”, “술과 담배를 끊어야지” 등 일단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본다. ‘매일 최소 1시간 이상 운동하겠다’ 등 원대한 계획도 짠다. 그렇게 큰마음 먹고 등록한 헬스클럽을 이 핑계 저 핑계로 못 가다 겨우 1시간가량 러닝 머신을 탄 뒤 “힘들지만 살이 좀 빠진 것 같아”라고 주위에 으스대고는 다음날 바로 친구 약속을 핑계로 운동을 거른다.

의지가 약한 상당수 사람이 새해마다 ‘건강 계획’을 세우고도 무너지는 모습을 그려 봤다. 필자도 이 글을 쓰는 순간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부끄러운 마음 탓인지 등 뒤에서 식은땀이 나는 게 느껴진다. 우리 대부분은 이렇듯이 ‘작심삼일’이 늘 실체로 다가온다.

블로그 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정각에 공부를 시작한다’는 글귀였다. “지금이 오전 9시40분이니까 이따 10시부터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지만 어영부영하다 보면 10시를 훌쩍 넘어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다시 “지금이 오전 10시20분이니까 11시부터 하면 되겠네”하고 슬그머니 넘어간다고 한다.

그러다 공부 시작 시간은 자꾸만 미뤄진다. 오전 11시는 정오가 되고, 오늘은 내일이 되고, 1월은 2월이 되고, 금년은 내년으로 넘어간다. 결국은 꼭 공부를 해야 할 시간마저 놓친다는 것이다.

건강도 마찬가지 아닐까. 새해가 되면 무슨 난리라도 난 것처럼 ‘올해부터는 무조건 건강’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치고, 등산, 금연 등 온갖 계획을 세워 보지만 하반기쯤 되면 어느새 평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러다 11월쯤 되면 “올해가 다 갔네. 내년부터는 건강 좀 챙기자”라며 모든 계획을 새해로 넘기고, 12월부터 열심히 ‘송년회 모드’로 들어간다. 다시 새해가 오면 ‘이제 새해니까 또 건강’이라고 강조하는 ‘도돌이표 인생’을 혹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여러분에게, 또 내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건강을 챙기는 시간은 정각처럼, 1월 1일처럼 특정한 일시에 맞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도 꾸준히 챙기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옛말은 바로 건강 관리에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새해 건강에 관한한 ‘작심삼일’로 매번 그쳤던 기자 먼저 이 말을 음미해 본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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