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특검수사-정유라] “계약서에 직접 사인, 이대 단 한번 갔다” 정유라 자폭발언? 혐의 인정?
- 민법상 성인 나이 계약 “몰랐어도 법적 책임 회피 어려워”

- ‘이대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상 특혜 작용 시인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지난 1일 덴마크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정유라(21) 씨가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등 적극적인 자기방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 씨의 일부 발언에서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는 대목도 포착되면서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 씨는 지난 2일(현지시간) 구금연장 심리가 열린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휴식시간 중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선뜻 응하면서 자기 주장을 펼쳤다. 


삼성그룹의 특혜 지원 의혹을 비롯해 독일 내 페이퍼컴퍼니, 이화여대 입학 및 학점 비리 등에 대한 질문에 “엄마(최순실)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삼성과의 계약 과정에 대해서도 “엄마가 계약서를 들고 와서 서명하라고 해서 나는 서명만 했다”며 “중요한 내용은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여기 여기에 사인만 하라고 했다. 2, 3개 서류에 사인했다. 돈이 어디서 나오고 나갔는지는 엄마와 (승마 코치인) 크리스티안 캄플라데만 안다”며 준비된 듯한 답변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8월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인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정 씨는 ‘승마선수 지원’을 명목으로 한 이번 계약으로 혜택을 본 유일한 선수로, 비덱스포츠의 주주로 등재돼 있다. 때문에 삼성 자금 유치에 따른 직ㆍ간접 이익을 누렸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민법상 성인 나이(19세)가 지난 시기에 계약이 이뤄진데다 연령상 의사능력, 책임능력 등도 모두 인정되기 때문에 몰랐다거나 자신이 결정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법조계의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독일의 한 승마장 관계자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씨가) 자신은 삼성 소속이고, 삼성이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까지 2000만 유로(약 248억원)를 지원해 준다고 했다”고 증언하고 있는 점도 정 씨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정 씨는 이대 부정 입학 및 학사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에 대해 “(입학 배경은) 나는 모른다. 고등학교에서 승마한 것도 엄마가 시켜서 했다. 나 스스로 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씨 영향력에 의해 학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엄마가 부정한 방법으로 내가 원하지도 않은 학점을 받아 왔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2016년 대학 입학 후 처음으로 엄마랑 학교에 가서 류철균 교수와 최경희 총장을 만났다. 당시 나는 먼저 왔고 엄마는 학교에 있었다. 나는 아웃(제적)될 걸로 생각했는데 몰랐는데 학점이 나왔다”고 했다. 정 씨의 발언을 분석해보면 이대 내부에서 특혜가 제공됐음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 씨는 3일(현지시간) 덴마크 법원이 구금기간을 오는 30일까지 연장하도록 결정한 것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덴마크 검찰 관계자는 국내 취재진에 “정씨가 귀국하겠다고 하면 보내줄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