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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나이가 몇인데 녹내장이?
안압 높아지고 시야 좁아져 실명 부르는 노년층 대표 질환…IT기기 사용 급증에 젊은층 환자도 증가세녹내장


#공무원을 정년퇴직한 이모(66)씨는 평소 운동을 즐기고 술을 자제해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했다. 그러나 가족력인 당뇨와 40년간의 흡연으로 최근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 시야가 점차 좁아지더니 운전이 어려울 정도가 되자 이 씨는 안과를 찾았다. 녹내장 진단을 받고 우선 약물치료를 시작했고, 수술을 언제 받을지 고민 중이다.

우리 눈의 모양체에서는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수가 계속 생성된다. 만약 이 방수 배출구에 이상이 생겨서 방수가 제대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계속 눈 속에 고이게 되면 안압이 올라가게 된다.

마치 수도꼭지가 틀어져 있는 싱크대에 배수구가 막혀 물이 넘치는 경우와 같은 상태가 된다. 녹내장은 이렇게 생성된 방수가 넘치면서 눈 속에서 가장 약한 부위인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게 되고 급기야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질환이다.


▶40대 이상부터 발병률 높아=대부분의 녹내장은 만성으로 안압이 서서히 올라가 아무런 자각증세가 없이 진행된다. 급성일 때 두통, 안통 및 구토를 호소하며, 밝은 전구를 봤을 때 주변에 무지개 같은 것이 보이는 것을 호소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어린아이부터 노인에까지 다 생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특히 40세 이후에 발병률이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녹내장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0년 44만4000명에서 2015년 76만8000명으로 5년간 73.1%(32만4000명) 증가했다.

성별에 따른 진료인원을 보면 남성은 2010년 20만7000명에서 2015년 35만3000명으로 5년간 70.1%(14만6000명), 여성은 2010년 23만6000명에서 2015년 41만6000명으로 75.8%(18만 명) 증가했다.

박종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노년층에 주로 발생하지만, 젊은층에서도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의 증가로 인해 최근 환자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족력이나 고혈압, 당뇨, 비만이 있다면 정밀검사를 통해 안압이 정상인지 자주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진료인원이 크게 늘었다.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녹내장으로 진료 받은 인원수가 60대에서 급격히 증가해 70대 이상이 4853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 교수는 “녹내장은 특성상 40세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데, 장비와 약물의 발달로 조기 치료가 많은 데다 관리도 잘 돼 나이가 들어서까지 시력이 보존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60대 이후 노인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녹내장 어떻게 치료하나=우선 약물요법으로는 크게 점안약과 내복약이 사용된다. 보통 몇 종의 점안약을 같이 사용하게 되지만, 이 때 각각의 점안약을 최소한 5분 간격을 두고 점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거르지 않고 정확한 시간에 점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레이저 요법은 입원할 필요 없이 외래에서 이뤄질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있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녹내장에 레이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치료 후 급작스러운 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어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수술요법은 기존의 눈 속 방수배출구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눈 속에 또 다른 배출로를 만들어 방수가 흘러나갈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수술로 만들어진 배출로가 또 막히는 경우가 있어 눈에 방수유출을 돕는 임플란트를 넣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수술을 했다고 해서 녹내장이 완치된 것이 아니며 수술 후에도 계속 약물을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료받는 방법 밖에 없다”며 “평생 동안 약물, 레이저치료, 수술에 의해 안압을 조절해 시야가 손실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내장 관리하려면=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으면 조기 발견할 수 있으며 조기 발견해 잘 치료받으면 좋은 시력과 시야를 유지할 수 있다. 과다한 음주 및 흡연, 영양결핍,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당뇨 등은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이므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도 질환의 악화를 막는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규칙적인 안약 점안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안정적으로 치료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 교수는 “치료받는 중에도 악화되면 추가적으로 약물을 투여하거나 수술 레이저 등의 방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녹내장이 진단되면 안과 전문의에게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종운 교수는 특히 겨울철 날씨와 관련해 “녹내장 환자이면서 고혈압이 있다면 겨울에 안압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안과적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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