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긴축의 시대] ‘돈 죄기’로 돌아서는 중앙은행들…테이퍼링 시대 오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미국이 14일(현지기간)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올리고, 내년 급격하고 빠른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기조도 ‘테이퍼링’(급격한 양적완화 축소)으로 방향타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정책으로 물가상승률이 가팔라지면 그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외국 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 줄 죄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리를 ‘제로’나 그 아래로 떨어뜨리고 대대적으로 자산을 매입하며 경기를 떠받쳐왔던 유로존과 일본 등은 이미 돈줄 죄기에 나선 상태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중앙은행(BOJ)의 올해 자산 매입 규모는 연간 목표치인 80조엔에 못 미칠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양적 완화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OJ는 특히 오는 19~20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상황을 보고 경기상황을 상향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 “금융완화를 둘러싼 국면변화가 뚜렷하다”라며 “금리 상승 압력은 세계 전반에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J는 또 전날 장ㆍ단 국채 금리 조정 정책 도입 이후 처음으로 국채 매입액을 증액했다. 일각에선 내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르면 일본도 장기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유럽 중앙은행(ECB)은 지난 8일 자산 매입 기한을 내년 3월에서 12월로 연장했지만, 매입 규모를 내년 4월부터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실업률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는데 조심스러워하지만 최근 블룸버그가 설문한 전문가들은 BOE가 향후에 선택할 방안으로 금리 인상을 꼽기도 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는 지난 8월 금리 인하 이후 “중립” 태도이며 파운드화 가치 하락의 영향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평가하고 있다. 파운드화 하락으로 11월 물가상승률은 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상황이다. BOE는 오는 15일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사상 최저인 0.25%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민은행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4일 상하이 은행 간 단기 금리는 2.30%를 기록했다. 올 여름보다 0.3% 높고 특수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닛케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긴축정책과 동시에 부동산 시장 억제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테이퍼링(완화 축소) 기조는 지난 10월 석유수출기구(OPEC) 감산 합의로 원자재가가 상승세를 타고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증시가 오르면서 띠기 시작했다. 닛케이 지수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5% 가량 상승했다. 유럽국가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도 상승세를 탔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달러 초강세를 경험하면서 진작 긴축정책으로 돌아섰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24일 2년 10개월 만에 만기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7.5%에서 8.0%로 올렸다. 오버나이트(차입) 대출금리도 8.5%에서 0.25%포인트 올렸다. 멕시코는 지난달 17일 정책금리를 5.25%에서 0.5% 인상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바레인과 쿠웨이트 중앙은행들도 정책금리를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