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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등에 업고 이익 챙겼다”…틸러슨 국무 지명에 의회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국무장관에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낙점했지만 낙관은 이르다. 우려되는 부분이 많은 틸러슨을 두고 의회의 인준 전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틸러슨의 최대 약점은 친(親)러시아 성향과 이에 기반해 사업 이익을 도모해 온 그의 배경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7년 인연을 이어온 틸러슨은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올랐으며, 2012년에는 러시아 정부훈장인 ‘우정훈장’까지 받은 인물이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등을 통해 러시아와 다양한 합작사업을 하는 엑손모빌의 사업적 이해관계 때문에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한 대(對)러시아 제재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임기 시작 국면의 빛을 잃게 할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이슈 ‘러시아, 이해 상충’을 둘러싼 의회 내 전쟁을 점화할 것이다”고 전하면서 틸러슨의 이 같은 약점이 인준 과정에서 결정적 걸림도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서 행할 러시아와의 협상은 그의 사적 이익과도 직결돼 있다. 그가 국무장관 자리에 앉으면 이해상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가디언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 해제는 엑손모빌이 러시아와 합의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내 활동의 족쇄를 풀어줄 것이며 틸러슨의 퇴직금 가치를 키워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퇴직금 자산에 담긴 엑손모빌 주식을 처분할 수는 있지만, 주식 처분이 자신을 수십 년간 고용한 회사에 대한 충성심까지 떨쳐낼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엑손모빌은 거의 한 국가처럼 운영되고 그 규모는 지구상 대부분 국가의 경제규모를 웃도는 거대한 기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틸러슨 지명에 부정적인 입장이 일고 있다. 특히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3인방’이 그의 명운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3명은 틸러슨 내정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인물로, 상원 인준 투표과정에서 민주당이 전원 반대하고 이들 3인도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인준안은 부결될 수밖에 없다고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 보도했다. 새롭게 구성될 제115대 의회의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2석, 민주당 48석으로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3표만 나와도 인준에 필요한 과반이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매케인, 그레이엄, 루비오 의원은 틸러슨의 친러 배경과 함께 공직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인준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지도부의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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