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성장페달 밟는 트럼프에 연준은 브레이크…美경제 어디로
트럼프 年4% 경제성장률 공약
감세·규제완화·인프라투자 약속

연준은 경기과열 우려 금리인상 시사
기준금리 결정되는 15일에 ‘촉각’


“중앙은행은 파티가 한창일 때 펀치볼(punch bowlㆍ칵테일 음료를 담은 큰 그릇)을 치워야 한다.”

윌리엄 마틴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한 바 있다. 경기가 과열되기 전에 금리를 올려서 부작용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년 들어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연준은 역대 어느 때보다 그러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를 더욱 끌어올리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이를 제어하려는 연준의 엇박자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15일 새벽,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행 0.25~0.5%인 기준금리를 0.5~0.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 이 예상대로 금리를 올린다면 지난해 12월 9년간의 ‘제로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이후 1년만의 인상이다.

연준은 이미 여러차례 경기 과열을 우려하며 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다. 지난달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가 금리 인상을 너무 오랫동안 지연시키면 경제가 목표보다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갑작스럽게 긴축 정책이 시행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11월 미국 실업률이 9년만에 최저치인 4.6%를 기록하고, 임금ㆍ가계소득 등 다른 지표도 좋다는 점이 경기 진단의 근거다.

이는 트럼프의 대선 공약 및 경제정책과는 상반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연 4% 경제성장률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감세, 규제 완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일자리 2500만개 창출 등도 약속했다. 트럼프 정부의 재무장관 후보인 스티브 므누신 역시 지난달 “미국이 3~4%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라며 “세금 개혁이 성장을 이끄는 가장 주된 동력이 될 것”라고 한 바 있다.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트럼프의 인프라 개선과 기업 투자 촉진이 잠재성장률을 다소간 높일 수는 있지만, 미국 성장률 둔화의 원인이 된 인구 노령화와 생산성 정체가 단시일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5년 이후 한번도 3% 성장률을 달성한 적이 없다. 2009년 중반 이후 경제가 회복돼 성장률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연평균 2.1%에 그친다. 연준 역시 지난 9월 잠재성장률을 1.8%로 잡으며, 향후 3년 동안 2%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은 경제를 과열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는 77%에 이른 상황이다.

이에 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고 언젠가 다가올 경기하강국면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증권의 루이스 알렉산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큰 자극이 있으면 논리적으로 연준이 할 일은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연준이 2018년 말까지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기존의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0월 일시적인 경제 과열을 용인하겠다며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란 표현을 사용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를 맞닥뜨린 연준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가 될 지 ‘매(금융안정 선호)’가 될 지 15일의 발언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