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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 감산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100% 이행은 미지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유가 상승을 위한 감산 합의에 성공했지만 각국이 이행 약속을 투명하게 지킬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상승세 속에서 이익을 확대하고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남몰래 할당량 이상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OPEC 회원국들이 과거 감산 합의 때도 약속을 어겼던 전례가 있다며 11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자료=123rf]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1982년 이래 17번의 감산 당시 OPEC 회원국들은 평균적으로 합의 내용의 60%가량만 산유량을 줄여왔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2000~2008년 OPEC 국가들은 원유를 할당량보다 하루 평균 88만3000배럴 넘게 생산했다.

감산량을 정확히 제시하기는 하지만 이를 엄격하게 강제할 제도가 부족하다는 점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WSJ는 OPEC에는 약속을 어기는 회원국들을 처벌하는 공식적인 절차가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탓에 회원국들도 합의 내용이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전 석유 장관은 이번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감스러운 점은 우리가 속이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이행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의도했던 유가 상승폭을 기대하기 어렵다. 업계 감시 기관들은 독자적으로 자료를 수집하며 OPEC 회원국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지 분석해 트레이더들과 유관 기업들에게 제공한다. 원유의 수요 공급 곡선에 관여하는 당사자들이 OPEC의 발표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합의가 극심한 저유가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이행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전 OPEC 사무총장은 산유국들이 유가 상승을 바란다면 발표한 것을 지키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상황이 어려울 때는, 모두가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가가 어느 정도 오른 다음이다. 지오프리 힐 콜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가격이 올라가면, 모두가 약간은 속이려고 할 것”이라면서 “성공 확률은 50대 50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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