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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경찰’ 트럼프…‘하나의 중국’ 무기로 美ㆍ中 관계 흔들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게임위너가 될 수 없다면 적어도 게임체인저가 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정책으로 강대국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37년간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양안일치) 정책을 중국과의 협상무기로 사용할 것을 시사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무역 문제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과 관련한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우리는 중국의 통화 평가절하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로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 문제를 놓고 우리를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미국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중국이 가장 민감해 할 수 있는 주권문제를 협상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경고 메세지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 정부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이후 국가수교 정상화를 위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문제는 중국을 압박하려는 트럼프의 카드가 국제사회를 파국으로 치닫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넬 대학교 중국 민족주의 전문가인 제시카 첸 웨이시는 “중국은 대만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할 것”이라며 “외교적으로 이미 견론이 난 사안을 번복하겠다는 결정을 매우 간단하면서도 분명한 경고로 할 경우 이는 오해와 계산착오를 유발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첨예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시아 수석자문이었던 마이크 그린은 트럼프가 사태를 이 이상으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대만을 중국 정책의 주요 의제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끝내는 것은 크나큰 실수”라며 “이는 양국 관계가 파탄나게 할 수 있는 사안이며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의 협력을 와해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외교부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 총통의 통화 다음날인 지난 3일 겅솽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 일부분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란 점은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실제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의 인선에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는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핵심 외교참모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등 친(親)대만 인사들을 기용할 방침이다. 볼턴 전 대사는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새 행정부는 국무부에 대만 외교관들을 공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대만에 있는 미국의 대표기구를 ‘민간협회’ 차원에서 ‘공식 외교단’으로 격상시키고,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공식으로 허용하며, 이어 정부 간 사업 거래를 위해 미국 최고위 관리들의 대만 방문을 허용하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외교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라고주장하기도 했다. 볼턴 전 대사는 국무장관이나 국무부 부장관에 낙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ㆍ중 간 긴장관계는 양국 사이에 낀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중국은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사드 배치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드의 빚을 탄핵으로 갚게 됐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는가 하면 “국회 탄핵 결정이 사드 배치에 새로운 변화가 될 전망”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변함없는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강조하며 사드 배치 및 한일군사정보공유협정(GSOMIA)에 합의한 한국의 입장이 번복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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