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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위기의 푸드학 ③] 日도쿄 부촌에서도200엔도시락 불티
장기불황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을 띠는 사회에서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혼자 밥을 먹거나 값싼 음식을 찾는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이른바 ‘혼밥(혼자 밥 먹는)’문화와 벤또(도시락)문화는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록 간소해지는 식문화의 실태를 보여준다.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단체 회식은 줄 수밖에 없다. 20년 간의 리플레이션 ‘런치메이드 신드롬’, ‘봇치메시’(외톨밥) 등은 일본의 혼밥문화를 상징한다. 특히, 일본 최대 규동(소고기덮밥) 전문점이자 서민 음식점의 대표주자인 요시노야는 30~40대 남성 ‘혼밥족’이 주로 찾는 장소 중 하나다. 좁은 탁자에 연인이나 친구끼리 먹기에는 단조로운 메뉴인 규동은 생활비를 아끼고 혼자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남성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다. 요시노야는 2011년 1월을 끝으로 판매를 중단했던 300엔짜리 돼지고기 덮밥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이 메뉴는 일본 경제가 다시 성장세를 보이던 시점에 판매가 중단됐었다. TBS계열에 JNN방송은 이를 두고 “정부가 내거는 탈디플레이션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성들의 기호를 살린 혼밥 식당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한 한편, 경기침체로 결혼과 연애 모두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 정보매체인 구루나비가 20대 남녀 21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혼밥 경험이 있다고 밝힌 남성과 여성은 각각 90.5%와 79.3%를 기록했다. 구루나비는 이어 “연봉이 높을 수록 혼밥 경험이 급감했다”라며 “연봉 1000만 엔이상의 20대 남녀 중 혼밥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38.4%”였다고 설명했다.

올 한해에는 일본 대표 서민음식이자 불황형 메뉴인 300엔짜리 돼지덮밥이 부활한 데 이어 200엔(약 2150원) 도시락(일본명 벤또)이 등장했다. 도쿄(東京)의 부촌으로 꼽히는 미나토(港)구의 시로카네다이(白金台)에서 일본 최대 할인매장인 ‘돈키호테’의 200엔짜리 도시락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본 인터넷매체 ‘아메바뉴스’에 따르면 돈키호테 시로카네다이 점의 편의점 도시락은 하루 70~100개씩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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