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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경유차 교체 세제지원 첫날 영업현장에선…]“어떤 차종 얼마나 싼지 정보조차 몰라”
2006년 12월31일이전 등록 경유차

개별소비세 감면 5일부터 시행

법안 통과 5개월 넘게 끌고도

영업현장선 상담교육조차 못받아


“서울시에서 앞으로 오래된 경유차를 못 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경유차 폐차하고 새차 살 때 세금 깎아준다는 것도 있었나요?”

국회 본회의 통과로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지원이 첫 시행됐던 지난 5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국산차 대리점의 영업사원은 되레 이 같은 제도가 있었냐며 되물었다. 그는 부랴부랴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더니 아직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상담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 중 하나로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차를 구입하면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안을 도입했지만, 정작 소비자들과 현장에서 대면하는 자동차 영업점에서는 제도가 시행됐는데도 이에 대해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정부 방침에 더해 추가로 할인해준다고 경쟁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어떤 모델이 얼마나 싸지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모르기도 했다.

지난 7월 제도가 발표된 뒤 법안 통과까지 5개월 넘게 끌고도 영업 일선에선 사실상 준비가 안돼 있는 등 여기저기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이 뚜렷했다.

이번 제도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개별소비세)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됐다.

이에 2006년 12월 31일 이전 신규 등록된 노후 경유차량 소유자가 폐차 또는 말소등록을 하면 말소등록일 전후 2개월내 신차 구입 시 개별소비세를 70% 감면받을 수 있다. 세제지원 기간은 지난 5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다. 개별소비세 100만원 한도에 교육세 30만원, 부가세 13만원까지 더하면 최대총 143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완성차 대리점 등 영업 현장에서 전혀 설명되지 않았다. 종로구의 한 완성차 대리점 관계자는 “본사에서 이번 제도에 대해 영업 관련 공문이 아직 내려오지 않아 고객들이 방문하더라도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지 가이드가 없는 상황”이라며 “영업사원들도 대략적인 내용만 알지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아직 다 알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업체들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감면에 더해 자체적으로 추가 할인 방침을 내놨지만 아직 영업 일선까지 전달되지 않기도 했다. 용산구의 한 완성차 대리점 관계자는 “차종별 프로모션 가격테이블을 받지 못해 고객들한테 구체적인 설명까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자동차 등은 정부의 개소세 감면액에 더해 잔여분까지 자체적으로 할인해 개소세를 완전 면제해준다고 발표했다.

수입차들도 대응이 느리긴 마찬가지였다. 한 수입차 임원은 “제도의 정확한 내용까진 모르지만 세일즈 파트에서 대응하도록 하겠다”만 밝혔고, 또 다른 수입차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들 문의가 올 수 있어 딜러사들과 이제 막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행 첫날 소비자들의 반응도 썰렁한 편이었다. 중구의 한 완성차 대리점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관련 문의가 단 한 건에 불과했다”며 “시행 첫날이라 아직 고객들이 이 제도가 시작됐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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