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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번보면 잊혀지지 않는 ‘리퀴데이션 로고’
프랑스의 세계적 그래피티 작가 ‘제우스’

예술의전당 ‘위대한 낙서’展 참여

사회통념에 대한 의문 비틀어 표현



샤넬 로고가 흘러내리는 듯한 ‘리퀴데이션 로고(Liguidation Logo)’시리즈는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다.

프랑스 그래피티 작가 제우스(39 본명 크리스토프 아기르 슈워즈)의 시그니쳐 작업은 그만큼 강렬하다. 이런 제우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9일부터 서예박물관에서 제우스, 닉워커, 마토스 등 세계적 그래피티 작가 7인을 초청해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전을 연다. 제우스는 참여작가로 방한해 현재 경기 화성 스투디오에서 작업중이다. 


제우스의 리퀴데이션 로고는 간단명료하다. 맥도날드, 코카콜라 등 세계적 브랜드 로고가 흘러내린다. 기업이 신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대한 작가의 날선 관찰이자, 위트있는 비판이다. 그는 “단단한 고체가 액체가 되면 흘러내리듯, 강력한 브랜드 로고를 흘러내리게 해 상업주의를 비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상당한 정치적 함의가 읽힌다. 정치인들의 이마에 총상으로 인한 피가 흘러내리는 시리즈는 특히 더 그렇다. “그래피티라는 것 자체가 갖는 정치성이 있다. 그래피티는 제도권 밖의 미술로, 그 자체의 특성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신념의 표시라기보다, 기존 사회제도권에 대한 반발 정도로 해석해달라는 설명이다.

리퀴데이션 로고 시리즈는 액손모빌, 셸, 토털에너지 등 글로벌 석유기업에도 적용됐다. 벽에 그려진 이들 로고가 흘러내려 앞의 수영장을 더럽힌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를 담은 이 작업은 제우스를 2016년 세계기후협약회의 대표작가로 서게 했다. 12살 그래피티를 그리며 거리의 예술가로 출발한 그는 이제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예술가가 됐다. 지난 9월부터는 파리 동쪽에 위치한 약 8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뱅센느 성(Chteau de Vincennes)에서 개인전 ‘누아 에클레르(Noir clair)’를 선보이고 있다.

제우스는 “나를 ‘그래피티 아티스트’라고 규정하는 말이 정확하지 않다”라며 “나는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혹은 강하게 믿고있는 신념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비틀어 표현하고자 한다.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누아 에꼴 전에는 성벽에 그래피티를 비롯, 설치미술, 리퀴데이션 로고의 조각 버전, 회화, 악세서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출시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리퀴데이션 로고시리즈와 그래피티 인스톨레이션이 선보인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입장료는 1만원.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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