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침몰한 조운선, 그 베일을 벗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지난 2008년 한 어민의 신고를 계기로,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는 침몰한 고려시대 조운선 3척이 차례로 발굴된다. 신안 앞바다 보물선 이후 최대 해저 문화재 발굴작업이었다.

조운선(漕運船)은 국가에 수납(收納)하는 조세미(租稅米)를 지방의 창고에서 경창(京倉)으로 운반하는데 사용되던 선박이다.

2014년 11월에는 조선 백자가 발견되면서 조선시대 조운선도 발굴됐다. 네번째 발견된 배라서 ‘마도 4호’로 이름지어졌다. 백자 110점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고 여말선초를 풍미했던 분청사지 대접 2점도 있었다.

이미 고려 조운선에서 고려청자 등 유물 3만 여점이 발굴된 바 있다. 그래서 마도는 ‘바닷속 경주’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바닷속 개경’이 더 정확하겠다.

조운선 마도 4호는 역사책을 바꿨다. ‘백자는 현지 생산 현지 소비된다’는 학설을 깨고 ‘전국으로 유통된다’는 것으로 수정한 것이다.

침몰한 조운선 목간에 적힌 ‘나주광흥창’이라는 글자의 의미는 전라남도 나주 영산창(榮山倉)에서 거둬들인 세곡이나 공납품을 관리의 녹봉을 관리하던 조선 시대 국가기관인 광흥창으로 옮기던 것으로 해석됐다.

광흥창(廣興倉)은 고려 충렬왕 때 최초 설치되어 조선 시대까지 존속한 관아로, 관리들의 녹봉을 관장하는 곳이다. 서울에도 마포에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있다.

조운선에서 발굴된 분청사기에는 ‘내섬(內贍)’이라는 글자가 적혔는데, 조선 시대 물품을 관리하던 관청인 내섬시(內贍寺)를 의미한다. 1417년(태종 17)부터 관청 명칭을 표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운선 4척의 수중 발굴은 고려ㆍ조선 시대 선박을 서로 비교하여 우리나라 선박의 발달과정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조운선 마도4호선에 대한 조사보고서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만들어졌다. 조운선 자체, 분청사기, 목간, 세금으로 실었던 곡물, 선원들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유물 386점에 대한 조사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보고서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seamuse.go.kr)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전국의 박물관, 대학도서관, 문화재 조사기관 등 관련 기관에도 배포하여 널리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