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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늦가을 오페라, 셰익스피어에 취하다
서거 400주년 맞아 ‘맥베드’·‘오텔로’ 등
베르디작품 4편 11월 공연무대 줄이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한 올해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수많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르내렸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겨울 시즌, 오페라계도 셰익스피어의 향취를 가득 머금고 있다.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인 셰익스피어 희곡은 이탈리아 천재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셰익스피어 이탈리아 번역 전집을 머리맡에 두고 늘 애독했다고 한다.

베르디가 30대 중반에 작곡한 ‘맥베드(1847)’는 초기작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오페라로 평가되며 걸작으로 남았다. 그로부터 40년 후, 말년의 베르디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또 다른 작품인 ‘오텔로(1887)’를 완성했다. 욕망으로 인해 파멸한 두 영웅의 이야기를 11월에 만날 수 있게 됐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4일~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맥베드’<사진>를 올리고, 대전예술의전당은 16일~19일 자체제작으로 오페라 ‘오텔로’를 공연한다.

‘맥베드’는 기존의 오페라 문법에서 벗어나 음악적으로 과감한 시도를 한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잔인함과 욕망을 강렬한 음악으로 표현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0년 전 한국 초연했던 작품을 다시 올리는데, 연극계 스타 연출가로 정평 나있는 고선웅과 2013년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 사퇴 이후 본격적으로 복귀하는 구자범의 만남이 화제다. 특히 고선웅에게 오페라는 첫 도전이지만, ‘칼로막베스’ ‘리어외전’ 등 셰익스피어 원작의 재해석으로 사랑받아온 터라 그를 향한 믿음은 공공연하게 깔려있다.

대전예술의전당이 올리는 ‘오텔로’에는 여성 오페라 연출가인 정선영이 참여하고 최희준 지휘자가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이끈다. 바그너 음악극이 성행했을 당시 탄생한 ‘오텔로’는 그 영향으로 번호오페라(각 악곡에 번호를 붙이는 전통적인 방식)를 탈피하고 현대음악에 가까운 난해한 선율을 활용했으나 베르디 본연의 개성은 놓치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두 작품 사이에 작곡된 베르디 중기 오페라도 이달에 함께 오른다. 1853년 같은 해에 초연한 ‘라 트라비아타’와 ‘일 트로바토레’다. 두 작품은 ‘리골레토’와 함께 베르디 중기 3대 걸작으로 꼽힌다. 알렉상드르 뒤마 2세의 소설 ‘동백꽃 아가씨’를 원작으로 한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오페라단-세종문화회관 공동제작으로 8일~13일 공연되고, 솔오페라단은 베네치아 라 페니체 국립극장 파르마 왕립극장과 공동 제작해 25일~27일 예술의전당에서 ‘일 트로바토레’를 올린다.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에 최초로 소개된 오페라이며 자주 공연돼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반면, ‘일 트로바토레’는 성악가와 창작진에게 고난도 수준을 요해 다른 작품에 비해 공연 횟수는 낮은 편이나 ‘대장간의 합창’ 등의 아리아는 익숙하다. 베르디의 음악세계를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늦가을을 만끽해보자.

뉴스컬처=송현지 기자/so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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