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31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2017 트렌드코리아를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욜로 라이프’와 ‘각자도생’을 꼽았다.
‘YOLO’(You only live onceㆍ당신의 인생은 오직 한번 뿐)라이프는 현재지향적, 감각적, 쾌락지향적 소비를 말한다. 저성장 시대에 미래보다는 현재를 즐기는 삶이다. 이는 믿을 건 나 밖에 없다는 ‘각자도생’과도 통한다.
닭의 해인 2017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치킨런’(CHICKEN RUN)’으로 축약된다. 10대 키워드의 머릿글자를 조합해 만든 내년 소비시장을 이끌 함축적인 표현이다. 제시어 ‘치킨런’은 울타리에 갇힌 닭을 말하지만 영화 ‘치킨런’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닭들이 필사의 힘으로 날아 올라 울타리밖으로 탈출하는 희망을 동시에 담아냈다.
10대 키워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욜로(YOLO!) 라이프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갇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은 절망의 외침인 동시에 지금 이순간을 사랑하려는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는다. 타임커머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욜로 라이프가 유행하는 배경은 저성장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재에 충실하자는 분위기로 나타난 것. 김 교수는 ’욜로‘를 저성장 시대의 희망의 신호로 해석했다.
2016년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던 가성비 시대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B플러스 프리미엄’도 트렌드키워드로 제시됐다. 무조건 싼 것보다 보다 나은 성능을 원하는 소비형태다. 가령 모나미153한정판이 2,3만원에 팔리는 게 한 예다.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추가해 프리미엄급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누가 만족시키느냐에 시장의 성패가 달려있다.
김 교수는 내년 가장 주목해야 할 세대로 20대와 30대초반을 꼽았다. 이른바 ‘픽미세대’(Pick-me Generation)다. 이들은 서열을 당연히 받아들이면서 선택받길 원하는 특징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저성장 아래 살아온 이들 세대는 실용적인 소비와 작은 인정을 중시한다. 정치적으로는 종잡을 수 없는 성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캄-테크(Calm-Tech)’는 내년에 가장 중요한 기술적 개념이다. 인간중심으로 과학과 기술이결합하는 변화의 중심에 센싱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인지하는 못하는 상태에서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핵심이다.
‘1코노미’는 혼자서 즐기는 소비가 확산을 넘어 새로운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는 현상이다. 자발적으로 혼자인 소비생활을 즐기는 ‘Aloners’(얼로너스)가 새로운 시대의 파워컨슈머로 자리매김한다. 김 교수는 “2017년에는 혼자 그러면서도 같이 소비하는 이중성을 지닌 얼로너가 이끄는 변화의 물결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버리기, 정리’열풍도 이어질 전망이다.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이 내년에 유행할 트렌드로 제시됐다. 쓰고 버리는 패스트 메스티지의 확산, 물질보다는 정신, 구매보다는 체험 현상, 클라우드화 현상이 배경에 있다.
소비자가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 배달하는 수요 중심 시장도 내년에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경제 온디맨드, 카카오택시, 취향세분화, 크라우드펀드 등 소비자가 만드는 소비 시대이지만 고용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각자도생’은 어제 오늘 키워드는 아니지만 내년은 혼자 알아서 스스로 살아남는 일이 개인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자연재해 때 나타난 생존배낭이 대표적인 예. 문제해결능력이 없는 행정력,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직장, 약화된 가족관계 속에서 각자도생의 길은 더욱 험난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 교수는 최근 혼란스런 정국이 소비의 허무주의를 더 강하게 불러일으킬지 걱정이라며, 저성장, 소비절벽의 시대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은 연대가 도모돼야 한다고 밝혔다.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