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0일 오후 2시께 K스포츠재단 전·현직 관계자 3명을 소환했다.
이날 소환대상은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정동구(74) 한국체대 명예교수, 2대 이사장을 지낸 정동춘(55) 전 이사장, 전 사무총장 정현식(63) 씨였다.
이날 1시 30분께 검찰에 출석한 정동춘 전 이사장은 “최순실 씨 소개로 K스포츠재단에 들어간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로 알고 있었다. 고객이었으니까. 인정을 해야죠”라고 답했다. 또 “여러가지 정황을 잘 모르고 개입하다보니까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 50분께 모습을 드러낸 정현식 사무총장은 “언론을 통해 말한 내용은 경험과 기억에 입각해 사실대로 말한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의 접촉 사실에 대해서도 “가끔씩 연락했다”며 다시 한번 시인했다. 안 수석이 정 씨의 주장을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한데 대해서는 “그건 그 분의 생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정동구 초대 이사장은 지난 1월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초빙됐다가 한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재단 목적이 좋다고 생각해 맡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사임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대 이사장에 오른 정동춘 씨는 최 씨의 단골 마사지센터 원장 출신으로 지난 5월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재단 설립이나 기금 모금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최 씨가 기금을 횡령하거나 유용했는지를 규명해줄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앞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최 씨의 지시를 받고 SK그룹에 80억원을 요구했고 안종범 청와대정책조정수석이 이에 대해 확인전화를 걸어왔다고 폭로했다.
최 씨는 미르· K스포츠 재단 설립과 800억원 대 모금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 문건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도 받았다. 또 최 씨가 한국과 독일에 개인회사를 설립해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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